"계엄은 보수·진보로 나눌 문제 아니지 않나"
"보수정당에 보인 한결같은 충성심 이제 거둘 때"
"대구 청년들, 일자리 없어 타향 전전하고 있어"
"내란 종식되지 않아…일 잘할 사람에 표 줘야"
"보수정당에 보인 한결같은 충성심 이제 거둘 때"
"대구 청년들, 일자리 없어 타향 전전하고 있어"
"내란 종식되지 않아…일 잘할 사람에 표 줘야"
"과연 지금껏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며 무턱대고 표를 준 대가가 무엇입니까?"
대구광역시에서 자고 나란 30대 금희정씨가 "대구 시민들이 보수 정당에 보인 한결같은 충성심을 이제는 거둘 때"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금씨는 지난 22일 밤 9시 MBC에서 방영된 찬조 연설에서 "지난해 12월 3일 국민 모두를 충격과 공포에 빠트린 그 밤, 결코 일어나선 안 될 계엄이 발표되고 저는 부모님과 결국 언성을 높였다"며 "본질은 없고 잘잘못도 따지지 않고 그저 내 편이니까 무조건 감싸고도는 부모님을 비롯한 대구·경북(TK) 보수 지지자분들을 보면서 저는 실망을 넘어 절망했다"고 말했다.
금씨는 MBTI(성격 유형 검사) 대문자 I인 내향인에 집순이인 본인이 어떻게 용기 내 방송에 나오게 됐는지를 집안 분위기와 함께 소개했다. 그는 "저는 매일 아침 보수 일간지를 보는 국민의힘 당원인 아버지와 '정치인은 그놈이 그놈이지 결국 다 똑같다'고 하는 어머니의 장녀"라며 "우리 집 서재에는 당연히 박근혜 자서전도 있고 아버지가 애지중지하는 막걸리잔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름이 떡하니 쓰여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런 집안 분위기와 보수의 성지인 대구 특성상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커밍아웃하기까지 본의 아니게 눈치를 봤다"며 "정치적 자유는 헌법이 정한 인간의 기본권인데 그 당연한 것이 대구에선 허용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금씨는 그동안 집과 직장에서 되도록 정치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는 "개인의 도덕과 가치, 신념이 닿아있는 정치적 이념을 때론 강요받기도 하고 다수의 신념과 다를 땐 결국 싸움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를 계기로 목소리를 내게 됐다는 게 금씨의 설명이다.
금씨는 "지난 겨울 전직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를 겪고 더는 침묵하거나 외면해선 안 되겠다 싶어 응원봉을 들었고 광장을 지켰다"며 "가짜 뉴스인 줄 알았던 계엄이 속보로 뜨고 저는 너무 화가 나 함께 TV를 보던 부모님에게 '우리 집에서 윤석열 찍은 사람들, 반성 좀 하이소'라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금씨는 "당연히 부모님도 계엄만큼은 잘못된 거라 말씀하실 줄 알았는데 놀랍게도 아버지는 '민주당이 줄 탄핵하고 예산 삭감하고 케샀는데 할만하니까 했겠제'라고 역성을 들었다"며 "적어도 계엄만큼은 보수, 진보로 나눌 문제가 아니지 않나. 진짜 속에서 천불이 나고 다들 꼴도 보기 싫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씨는 본인의 고향 대구를 미워하면서도 동시에 많이 사랑한다고 밝혔다. 그는 "살아오는 동안 제 모든 추억과 인연이 그곳에 있는데 어떻게 대구와 대구 사람을 온전히 미워할 수 있겠냐"며 "그건 저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그는 "대학교에 입학하며 대구를 떠나 있었던 적이 있지만 남들은 다 좋다는 서울이 저는 대구보다 덜 좋았다"며 "아마 제가 죽을 때까지 쭉 살 것 같은 제 고향이 지금처럼 죽은 도시가 아닌 활기찬 곳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금씨는 "대한민국 3대 도시였던 대구의 자부심은 이제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며 "망해가는 대구를 살리려면 그 지긋지긋한 이념을 버리고 우리도 실리를 선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구의 중심 동성로에는 사람은 없고 온통 임대 현수막밖에 없다"며 "1인당 지역내총생산 32년째 전국 꼴찌, 자영업자 폐업률 전국 1위, 현실은 이 지경인데 민생 지원금 한 푼 안 주고 나 몰라라 하는 보수 정당의 행태를 보면 정말 속이 디비진다"고 쓴소리를 늘어놨다.
금씨는 "과연 지금껏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며 무턱대고 표를 준 대가가 무엇인가"라며 "매년 1000명이 넘는 대구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 타향을 전전해야 한다"고 짚었다. 금씨는 "당신의 사랑하는 아들과 딸을 왜 타지로 내모는가"라며 "그들이 고향으로 돌아와 뿌리내리고 아이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이 되길 간절히 원한다"고 호소했다.
금씨는 "저는 아쉽게도 성남시민이었던 적도, 경기도민이었던 적도 없기에 일 잘하는 정치인 이재명의 혜택을 한 번도 누린 적이 없다"며 "이번에는 이재명이 대통령인 나라에서 저를 비롯한 제 고향 사람들까지 모두 그 혜택을 누리면 좋겠다"고 했다.
동시에 금씨는 "빛의 혁명으로 전직 대통령은 파면됐지만 아직 내란은 종식되지 않았다"며 "힘을 가진 자들이 망가지게 만든 대한민국을 우리는 다시 세워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금씨는 "일을 열심히, 잘할 사람한테 표를 주고 살만한 세상 만들어 달라고 푯값을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며 "TK가 미래 첨단산업 도시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우리 모두 먹고살 만한 세상 만들겠다고 하는 이 후보의 약속을 믿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가 끝나면 이제 나라 걱정은 그만하고 아픈 사람들 곁에서 제 소임인 외과 의사로 성실히 살아가겠다"고 덧붙였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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