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로 대EU 수출 감소, 이민자 외려 급증
영국인 10명중 3명만이 EU 탈퇴 잘됐다고 생각
EU 밖으로 눈 돌리지만 트럼프 관세 복병 만나
영국인 10명중 3명만이 EU 탈퇴 잘됐다고 생각
EU 밖으로 눈 돌리지만 트럼프 관세 복병 만나
![[기획]브렉시트 5년...英, EU와 심기 산란한 재협상](http://contents.dt.co.kr/images/202505/2025052002109989660009[1].jpg "[기획]브렉시트 5년...英, EU와 심기 산란한 재협상")
19일(현지시간) 양측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이번 합의안에는 영국 기업들이 1500억 유로(약 235조원) 규모의 EU 방위 기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양측간 국경을 넘는 식품 규제도 조율됐다. 영국산 식품의 EU 수출에 대한 국경 검문도 대폭 축소키로 했다.
◇트럼프 정부 들어서자 협력 필요성 높아져=합정서에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서명했다. 양측의 관계 재설정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이후 유럽 동맹국들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양측의 인식에 따라 속도감 있게 추진됐다.
지난 7월 스타머 정부가 막 들어섰을 때는 새로운 안보협정 체결이 주요 목표였다. 그러나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후 영국과 EU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의 영향으로부터 유럽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 최근 몇 달 동안 새로운 무역관계 구축에 방점을 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스타머 총리는 "낡은 논쟁과 정치적 갈등에서 벗어나 영국 국민에게 가장 이로운 상식적이고 실용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할 때"라고 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우리는 함께 유럽을 형성한다"며 협력을 강조했다.
이번 새 협정에는 양측이 어업 수역에 대한 접근을 2038년까지 12년 더 허용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영국이 EU에 양보한 것이다. 대신 영국은 농산물·식품 수출절차 간소화를 얻어냈다. 양측은 청년들이 상대방 국가에서 일정 기간 동안 자유롭게 이동하고 일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논의를 하기로 합의했다.
◇한번 생긴 장벽 허물기 쉽지 않아=양측은 우호적 분위기에서 보다 호혜적 내용을 담으려 노력했다. 그러나 브렉시트 이후 무역마찰 갈등이 될 부분은 여전히 상당히 남아 있다. 기본적으로 영국은 EU로 수출할 때 관세를 물어야 한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양측 시민들이 상대 지역에서 정착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영국이 EU회원국이었을 때보다 까다로운 규정을 만족해야 한다.
브렉시트는 현재 영국에서 인기가 없다. 찬성했던 사람들의 기대대로 경제와 이민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어서다. 브렉시트 추진의 주원인 중 하나였던 이민자 유입 문제는 여전히 골치아픈 문제로 남아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초 유고브 조사결과, 영국인 10명 중 3명만이 EU 탈퇴가 좋은 결정이었다고 답했다. 영국 정부에 따르면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대EU 수출은 21% 감소했고 수입은 7% 줄었다.
그렇지만 스타머 총리는 2016년 국민투표에서 근소한 차이로 찬성표를 던진 브렉시트를 철회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특히 그는 EU 시민들이 영국에 와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자유로운 이동에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 측면에선 다르다. 여전히 영국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인 EU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총리 취임 후 유럽 대륙을 광범위하게 순방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긴밀히 소통했다. 런던은 EU와의 신뢰를 회복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브뤼셀이 2020년 영국과 체결한 무역 협정의 상당 부분을 재협상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브렉시트 이전으로 되돌리긴 힘들 듯=영국 정부는 이번 협정으로 2040년까지 90억파운드(17조원)의 경제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브렉시트가 현 상태로 유지될 경우 장기적으로 영국 GDP가 4% 줄어들 것이란 분석도 있다.
영국은 반감된 EU 시장의 대체재로 미국과 한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과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희망했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언감생심이 됐다. 다만 트럼프 관세 공세 이후 영국은 미국과 새 무역협정을 체결한 최초의 국가가 됨으로써 관세의 일부를 깎을 수 있었다. 이달 초에는 인도와 무역 협정을 체결했다.
한국과는 브렉시트 이후 한-EU FTA 수준의 한-영 FTA를 타결했다. 이후 교역·투자·경제협력 관계 심화와 함께 바이오경제 등 신(新)통상분야 신규·개선 규범을 반영한 높은 수준의 FTA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 2023년부터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영국과 EU 재협상이 브렉시트로 인해 생긴 장벽의 일부만 되돌릴 수 있을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EU 재편은 영국 정부가 바라는 큰 활력을 영국 경제에 가져다주지 못할 것"이라는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의 분석을 전했다. 이규화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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