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개월간 주가가 매섭게 상승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현대차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5위에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황제주'(주가 100만원) 등극을 넘어 주가가 13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에어로 주가는 전장보다 7만2000원(8.8%) 오른 89만원에 장을 마쳤다. 37조원이었던 시가총액은 40조5672억원으로 커졌다. K9 자주포와 로켓포를 캐나다 육군에 공급하겠다는 제안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이날 주가가 1800원 빠진 현대차는 시총이 39조2865억원으로 내려오며 한화에어로에 시총 5위 자리를 내줬다. 한화에어로 주가 상승세가 본격화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1월부터다. 미국의 국방비를 줄이고, 유럽에 방위비 증액 압박을 시작하자 한화에어로가 수혜주로 떠올랐다.
장남헌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상방산 부문의 높은 이익률이 지속되고 있고, 1분기 계절성 요인으로 폴란드 인도 물량을 제외한 수출 양산 매출이 부재하지만 폴란드 수출 사업의 높은 수익성이 유지되며 양호한 이익률을 기록했다"며 "중동과 아시아, 유럽에서 수출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특히 폴란드 WB그룹과 천무 유도탄 현지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해 연내 천무 수출 계약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루마니아 K9 자주포 생산 공장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유럽의 군비 증강에 따라 수혜 가시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유럽 방산업체 평균 정도의 밸류에이션 멀티플을 부여해 목표주가도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5월 25만8267원이었던 시장 평균 목표가(컨센서스)는 12월 48만원까지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목표가도 빠르게 상향 조정되며 지난달 73만원까지 올랐고, 현재 92만5000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한 곳은 한국투자증권으로, 주가가 13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달 유상증자 논란에 지난 3월 31일 60만3000원까지 내리는 등 주가가 일시적 조정을 겪었지만, 한화그룹이 빠르게 수습에 나서며 주가도 다시 상승세를 탔다.
주가뿐 아니라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지난해 증권가에서 예상한 한화에어로의 올해 매출액은 12조5000억원 수준이었지만, 현재 24조2000억원까지 올라왔다. 전년 대비 2배 이상 오를 것이란 기대다.
내년에는 매출이 30조원을 넘고, 영업이익은 3조8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올해 전년보다 2배 많은 3조5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이 기대되는 급격한 성장을 이룬 만큼 성장률은 크게 줄어들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서재호 DB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의 실적 서프라이즈는 계속될 것"이라며 "유상증자 이후 폴란드와 사우디, 미국 등 해외진출을 통한 사업확장으로 중장기 성장 잠재력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에어로가 고공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시총 4위 자리까지는 갈길이 먼 상황이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4.06% 하락하며 시총도 74조921억원까지 내려왔지만, 현재 상장 주식 수를 고려하면 한화에어로 주가가 162만원을 넘어가야 시가총액 4위 자리에 오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