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해온 3종(내란·채 해병·김건희) 특검법을 줄줄이 처리하며 국민의힘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민주당은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와 전체회의를 잇따라 열고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외환 행위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농단 및 불법선거 개입 사건 등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도입 법안 3건을 단독 처리했다.
이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 유죄 취지 파기환송을 신속 결정한 조희대 대법원장을 겨눈 '대선개입 의혹 진상규명 청문회' 관련 안건과, 피고인이 대통령 당선되면 재판을 중단시키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법무부 장관이 직접 검사 징계를 청구할 수 있게 하는 검사징계법 개정안도 단독 의결했다.
민주당은 8개 사건·12개 혐의·5개 재판을 받는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에 대비해 형소법 개정안을 추진해와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법안 상정부터 반발해 의결 전 퇴장했고, 위원회 단독 과반인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만이 참여해 전체회의에서까지 처리했다.
이에 민주당이 6·3 대선이 근접한 시점 해당 법안들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윤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르는 조기 대선이어서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정권 인수기간 없이 집권할 수 있고,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겸 사회부총리가 거부권을 행사하는 게 불가능해진다.
국민의힘에선 수석대변인과 원내대변인을 통해 이 후보 선거법 파기환송심 연기, 재판정지법 관련 "맞춤형 면죄부"란 논평을 이날에만 5건 쏟아냈다. 의원총회에서 성토 발언, 법사위 회의장 앞에서의 피켓시위도 이어갔으나 정권의 '역린'을 겨눈 특검법 3종 입법에 관한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한편 내란특검법은 △내란 행위와 군사 반란 △내란 목적 살인예비 음모 △외환 유발 혐의 등이 수사 대상이다. 김건희 특검법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품가방 수수 △명태균 게이트 △건진법사 의혹 등 16개 혐의를 다룬다. 특검 후보 2명 추천권은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1명씩 갖는다.
채 상병 특검법의 경우 2023년 7월 경북 예천군 수해 실종자 수색 도중 숨진 채 상병 사건, 국방부·대통령실의 수사 은폐·축소 의혹 일체를 수사하는 내용을 담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외압 의혹도 담겼다. 민주당은 윤 전 대통령 부부 심판을 선거 기간 동안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장 앞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재명 면죄입법 즉각중지' 등의 내용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법사위는 이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주도로 법안심사소위와 전체회의를 열어 대통령 당선 시 진행 중인 형사재판을 정지하도록 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일명 내란·채 해병·김건희 특검법 3건 등을 의결했다.<연합뉴스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