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최근 해킹 사태로 인한 유심(USIM) 일부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유심 교체와 동일한 효과를 내는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거듭 권하고 있다. SKT는 '유심보호서비스'와 비정상 인증시도를 차단하는 FDS 강화로 해킹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유영상 SKT 대표는 그룹 직원들에게도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독려하면서 피해 최소화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30일 국회에서 열린 'YTN 등 방송통신 분야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유 SKT 대표는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해 피해가 발생하면 회사가 100% 책임지겠다"며 "저를 포함해 최태원 SK 회장과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모두 이 서비스에 가입했고, 유심은 교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SK그룹 내 주요 경영진도 유심 교체 대신 보호서비스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SKT가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와의 협력 과정에서 개발한 유심보호서비스는 단말과 유심을 하나로 묶어 복제된 유심이 새 단말과 결합하는 것을 원천 차단한다.
예를 들면 부모가 쓰던 폰을 자녀가 물려 받아 유심을 꽂아 쓰려 해도 임의 기기변경으로 인식해 통신 서비스가 차단되는 식이다. 이에 당장 유심 재고 소진으로 무상 교체가 어려운 가입자들은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이 권장된다. 이날 기준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자는 1000만명을 넘어섰다. SKT는 이번주 내 200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 로밍 때는 유심보호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불편함은 내달 내 서비스 개선을 통해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유심보호서비스가 당장 해외에서 적용되지 않는 만큼 공항 로밍 센터를 통해 당일 출국하는 가입자 유심을 우선 교체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이와 함께 내달 중에는 소프트웨어(SW) 조치를 통해 물리적으로 유심을 교체하지 않고도 동일한 효과를 내는 '유심 포맷' 솔루션 개발도 추진 중이다.
유 대표는 이날 SK그룹 포털을 통해 구성원에게 유심 교체 대신 유심보호서비스를 이용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유심 정보 유출 사태 이후 불안감이 커지면서 유심 무상 교체 수요가 몰리자 SK그룹 차원에서 먼저 나서 구성원들이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유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고객 정보보호는 유심보호서비스만으로 충분하며 이에 SKT와 그룹의 주요 최고경영자(CEO)들도 저의 설명을 잘 이해하고 유심보호서비스를 이용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여 줬다"며 "유심을 교체하지 않아도 충분히 안전하니 주변 지인들에게도 잘 알려달라"고 했다.
이날 국회에서 유 대표는 "혹시라도 이번 사고로 인해 불법 유심 복제 등 피해가 발생할 경우 SKT가 책임지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28일 SK텔레콤 'T월드' 서울 광화문점 앞에 유심 무상 교체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김나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