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불확실성 해소된다면 전반적인 실적은 하반기로 가면서 개선돼 '상저하고'(上低下高)를 예상한다."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가 30일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DS(반도체)는 무역 분쟁과 경기둔화 우려에도 인공지능(AI) 서버 수요와 온디바이스 AI 확산으로 모바일·PC 수요가 개선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용량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하면서 고부가제품 중심으로 경쟁력을 개선하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은 고객 수주 확대 등으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며 "DX(디바이스경험)은 하반기 출시할 폴더블폰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를 확대하고, TV·가전도 AI 기능 확대·적용해 AI 리더십 지켜가겠다"고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매출 79조1405억원, 영업이익은 6조6853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0.1%, 1.2% 각각 증가했다. 매출액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사업 부문별 영업이익은 MX(모바일경험)이 4조3000억원으로 작년보다 22.5% 증가하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이에 반해 DS는 1조1000억원 42.4% 감소했고 VD(TV)·가전 3000억원, SDC(디스플레이) 5000억원, 하만은 3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트럼프발 통상 불확실성을 넘기 위한 전략과 함께 로봇 등 신사업 추진, HBM 등 메모리 반등과 파운드리 사업 회복 등을 위한 미래 전략을 제시했다.
박 CFO는 "최근 관세 정책의 급변동, 주요국 지정학적 갈등 등 불확실성으로 사업에 대한 영향을 예측하고 대책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며 "한 예로 미국은 4월 상호관세 10%를 유지하고, 보편관세는 90일 유예했다. 반도체·스마트폰·태블릿 등은 상호관세 부과대상 제외된 대신 품목별 관세조사가 진행 중으로 추가 상황이 불확실한 상황"이라도 진단했다.
그러면서 "주요국 통상 정책을 예의주시하면서 관련국과 긴밀히 소통해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글로벌 생산 거점과 고객 관리 역량으로 대응 체제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세부적으로는 "MX는 파생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시 주요국의 구매 가격이 상승할 수 있어 플래그십 스마트폰 등의 판매 확대로 수익성 확보를 추진할 계획"아라며 "TV와 가전은 프리미엄 제품을 확대하고 글로벌 제품 거점 등 생산지 이전으로 관세 영향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와 관련해서는 "미국의 반도체 관세 정책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다양한 시나리오 중심으로 대응안을 지속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로봇과 AI를 포함한 다양한 신사업 추진으로 새로운 성장을 주도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로봇 분야는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자체 개발과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혁신기술 기반의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로 위기를 극복하고 테크 선도 기업으로의 위상 지켜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연구개발(R&D)비로 연간 최대인 35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작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9조원을 집행했다. 1분기 시설 투자금액은 12조원으로 전분기보다 5조8000억원 감소했으며 반도체 부문 10조9000억원, 디스플레이에 5000억원이 각각 사용했다.
박 CFO는 "메모리는 수급에 대응한 탄력적인 투자 집행으로 전분기 대비 감소했지만 미래 기술 투자와 첨단공정에 대한 투자는 지속했다"며 "파운드리는 시황과 투자 효율성을 고려해 기존 라인 전환 활용에 우선 순위를 두고 투자 규모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또 "보유현금을 활용한 주주가치와 인수합병(M&A)는 지속 검토 중으로 기사회 되는대로 공유하겠다"고 덧붙였다.
1분기 배당은 1주당 365원(각 보통주·우선주)을 책정했다. 이와 함꼐 작년 11월 발표한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과 관련해서는 지난 2월 3조원을 완료한 데 이어 추가 3조원은 현재 매입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임원들이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임원 성과급에서 주식보상 비중을 확대하기로 했다. 박 CFO는 "성과급을 주가와 경영상과에 연계해 기업가치 제고와 자기성과 창출에 몰입하도록 하기 위한 취지"라며 "회사와 주주간 이해 관계를 일치해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직접적 동기를 부여하고 중장기 회사·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