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COMPANY] 전세계 연결 밑그림… 통합 대한항공 글로벌 항공사 `비상`

입력: 2025-01-21 11:54 양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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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운송·우주사업 경쟁력 지속 확대
2년간 준비기간 거쳐 완전 합병 예정
OCC 관리 급증따른 시스템 확대 추진
핵심 경영철학 '절대 안전 운항' 최선
무인기플랫폼 확장·유인기 사업 다각화
우주발사체 개발 등 신사업 적극 실행
엔진정비공장 2027년 가동 목표 박차
정비 효율증대… 시작과 마무리 한곳에

대한항공이 하늘을 품은 도전의 역사 위에 세계를 연결하는 미래 비전을 그려가고 있다.

첫 비행을 시작한 지 올해로 56년. 대한항공은 창립 이념인 '수송보국'을 바탕으로 전 세계 하늘길을 개척하는 등 끊임없이 성장했으며, 이제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통해 글로벌 메가 캐리어로 도약하는 새로운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대항항공은 '세계 항공업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항공사'를 목표로 여객·화물·항공우주사업 등에 나서고 있다.

◇안전 운항·고객 중심 서비스… "기본 충실한 경영 지속"=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보유 여객기는 총 139대다. 국내 10개 도시와 해외 33개국 95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기내 서비스는 친절하고 전문적인 서비스, 다양한 기내식 옵션 등 고객들에게 편안하고 만족도 높은 여행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대한항공은 세계적인 여행전문지 '글로벌 트래블러(Global Traveler)'가 주관하는 '글로벌 트래블러 테스티드 어워즈(GT Tested Reader Survey Awards)'에서 2관왕에 올랐다. 또 글로벌 항공업계 평가사 APEX의 '오피셜 에어라인 레이팅' 평가에서 8년 연속 최고 등급인 5성 등급을 받았으며, 미국 USA투데이가 주관한 지난해 '10베스트 리더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2년 연속 비즈니스·일등석 부문 1위에 선정됐다.국내에선 한국표준협회 주관 한국서비스품질지수(KS-SQI)와 한국생산성본부 주관 국가고객만족도(NCSI) 평가에서 지난해 항공사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대한항공은 안정적 수요 기반을 확대하고 유연한 공급 등에 나서며 화물사업 부분에서의 경쟁력도 확보하고 있다. 1971년 우리나라 최초의 태평양 횡단노선인 서울-LA 노선을 시작으로 뉴욕·도쿄 등 주요 해외 공항에 대한항공 전용 터미널 개장, B747-400F 화물기 도입 등을 통해 사업을 확장해왔다. 또 2004년~2009년에는 IATA 발표 국제선 화물수송부문 1위에 올랐으며 2019년 4월 신화물시스템(iCargo)을 도입해 경쟁력을 한층 공고히 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 기준 해외 26개국 45개 도시에 화물기 23대를 운항중이다. 반도체·자동차·배터리 부품 등의 산업 기반 수요를 비롯해 IT·전자제품, 전자상거래, 의류 등의 소비재 수요, 신선화물, 의약품, 생동물 등의 특수화물까지 다양한 품목의 항공화물을 수송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 기반 마련… "더 안전한 하늘길 만든다"= 최근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63.88%를 인수했다. 통합 이후 글로벌 메가 캐리어로서의 성장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은 약 2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초대형 항공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단 목표다.

대한항공은 특히 공고한 안전 운항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항공기 통제 업무의 협업 범위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과 통합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며 종합통제 인력과 데이터, 노하우를 공유할 방침이다.

서울 강서구 본사 내 종합통제센터(Operations&Customer Center·OCC)의 역할은 통합 후 한층 중요해질 전망이다. OCC는 항공기 운항 상황을 24시간 모니터링하는 곳이다. 지연이나 결항, 회항 등 비정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승객들이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각종 의사결정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3교대 근무로 24시간 가동돼 '잠들지 않는 지상의 조종실'이라고도 불린다.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에는 양사가 운영하는 항공기 대수가 현재보다 1.5배 가까이 많아지고 승객 숫자도 대폭 증가한다. 그런 만큼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미리 구축해 흔들림 없이 안전한 운항 시스템을 유지할 방침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시너지가 기대되는 곳은 항공기 운항 관련 의사결정 분야다. 항공사는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각종 데이터를 활용하는데, 해당 데이터를 해석하고 최종 결정을 내리는 데 전문 인력의 경험과 노하우가 필수적이다. 현재 330평 규모의 OCC에선 운항관리사와 기상 전문가 등 안전 운항에 직결되는 전문 인력 24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통합 이후 OCC의 공통 업무 기능을 조정·재편해 안전 관리 부문에 인력을 보강할 계획이다. 비정상 상황 파악 후 문제점·리스크 분석, 절차·시스템 개선 등 선순환 체계를 강화해 보다 안전한 운항 체계를 갖춘다는 구상이다.이 외에도 집단 지성을 활용하기 위한 임직원의 직접 참여 제도도 운영 중이다. 임직원들은 현장에서 발견하는 유해·위험 요인을 사내 자율 보고 제도인 '해저드 리포트(Hazard Report)'에 수시로 보고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시스템과 기준에 맞춰 아시아나항공과 통합 이후에도 '절대 안전 운항'이라는 핵심 경영 철학을 흔들림 없이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인기·항공MRO 체력 기른다… 해외 의존도 낮춰= 군용기MRO(유지·보수·정비), 항공기체와 무인기 개발·제조 등 항공우주사업의 성장 기대감도 높다. 항공우주 분야는 방산, 민수 부문 모두 확장 국면에 있는 등 우호적으로 전망된다. 민항기 생산량은 B787 중심으로 매출이 확대되고 방산과 무인기 소요는 국제 분쟁 등의 영향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대한항공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무인기 플랫폼을 확장하고 유인기 사업 다각화, 기체사업 경쟁력 강화와 운영관리 효율화 등의 전략을 수립해 실행에 나서고 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40여년간 국군과 주한미군의 항공기 창정비와 개조를 수행해 왔다. 항공기체 부문은 보잉, 에어버스 항공기의 주요 날개와 동체 구조물 등을 설계·제작·납품 중이다. 이 밖에도 소형드론에서 대형 정찰무인기까지 다양한 무인기 플랫폼을 개발해 생산중이며 향후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운항관리 시스템과 우주 발사체·위성기술 개발 등의 신사업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항공기 엔진 정비 역량을 확충하고 항공 MRO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인천 영종도 운북지구에 구축되는 엔진 정비 클러스터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오는 2027년 대한항공의 신(新) 엔진 정비 공장이 문을 열면 아시아에서 가장 큰 항공 정비 단지가 된다. 신 엔진 정비 공장은 지하 2층, 지상 5층 건물로 연면적 14만 211.73㎡ 규모로 대한항공이 2016년부터 운영 중인 엔진 시험 시설(Engine Test Cell·ETC) 바로 옆에 구축된다. 공사에 투입된 금액만 5780억원이 넘는다.

앞서 대한항공은 부천 공장에서 항공기 엔진 정비를, 영종도 운북지구 ETC에서 엔진 출고 전 최종 성능 시험을 해왔다. 운북지구 엔진 정비 클러스터에선 항공기 엔진 정비의 시작과 마무리를 한 곳에서 소화할 수 있어 보다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대한항공의 항공기 엔진 정비 역량도 강화된다. 정비 가능한 엔진 대수가 연 100대에서 360대로 늘어나고, 다룰 수 있는 항공기 엔진 종류도 다양해진다. 현재 대한항공은 프랫앤휘트니(PW)사의 PW4000 시리즈 및 GTF 엔진, CFM인터내셔널(CFMI)사의 CFM56, 제너럴일렉트릭(GE)사의 GE90-115B 엔진 등 총 6종에 대한 오버홀 정비를 수행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GE의 GEnx 시리즈, CFMI의 LEAP-1B를 포함해 정비 가능한 엔진 모델 수를 총 9종으로 늘릴 계획이다.A350의 Trent XWB 엔진 등 아시아나항공 보유 항공기 엔진에 대한 타당성 검토도 진행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엔진 정비 클러스터 구축이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내 항공 MRO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대한항공 엔진 정비 클러스터가 구축되면 관련 인력 고용은 총 1000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대한항공이 오버홀 정비 능력을 강화함에 따라 국내 항공업계의 해외 정비 의존도를 낮추고, 외화 유출도 줄일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대한항공 엔진 정비 공장은 국내 유일의 민간 항공기 엔진 정비 전문 시설이다. 대한항공은 1976년 보잉 707 항공기 엔진 중정비 작업을 시작한 뒤 현재까지 5000대에 가까운 엔진을 재탄생시켰다. 2004년부터는 타 항공사 엔진도 수주해 성공적으로 납품하고 있다. 자회사 진에어를 포함한 국내 항공사 일부와 델타항공, 중국 남방항공 등 해외 항공사의 엔진을 수주 받은 바 있다.양호연기자 hy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