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문1구역' 재개발조합 측은 단지 내부에 견본으로 설치했던 고가의 조경석 3개 중 1개를 최근 철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존에 설치됐던 나머지 조경석 2개는 그대로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조합원들은 오는 27일 예정된 총회에서 고가의 조경석 설치와 관련해 반대 의사를 밝힐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개발조합 측이 입주민들의 동의 없이, 약 18억원을 투입해 조경석 30개를 단지 내에 설치하기로 결정하면서 해당 논란이 불거졌다. 언론보도가 쏟아진 이후 입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결국 조합 측은 조경석 일부를 철거하면서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
앞서 최근 '이문1구역' 재개발 조합은 대의원회를 열고, 조경석 설치 업체와의 계약을 확정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찬성 53표, 반대 43표로 찬성이 과반수를 넘어 가결됐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입주민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자신을 해당 단지 입주민이라고 소개한 A씨는 국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에 조경석 설치 과정을 담은 사진과 폭로글을 게재하면서 공론화시켰다. A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예스러운 글씨체로 단지 이름이 적힌 커다란 조경석과 이를 설치하게 위한 트럭과 굴삭기 등의 모습이 담겼다.
A씨는 "조합원 등에게 아무런 고지도 동의도 없이 조합장과 측근이 독단적으로 저 흉측한 돌덩이들을 수개씩 끌고 와서는 멀쩡한 조경 나무 잔디 밀고 박아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 돌 하나에 6000만원이라는데 앞으로 갖고 올 바윗덩어리가 20개 넘게 남았다고 하더라"며 "30개를 18억원에 계약했다고 한다"고 폭로했다.
소식을 접한 일부 네티즌들은 "상식 밖의 일이다", "대체 시대가 어느 때인데 저런 조경석을 설치하느냐" 등의 비판적인 댓글을 남겼다. 반면 한 네티즌은 "실제로 보면 생각보다 괜찮다"는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재개발 조합장은 "대의원의 판단과 의결 등에 참고가 될 샘플을 미리 설치한 것"이라고 공식 해명했다.
일부 입주민들은 "조합장 측근으로 구성된 대의원 회의에서 안건이 부결된 사례가 거의 없었다"면서 이번 결정 역시 예견된 수순이었다고 꼬집었다. 다른 입주민들은 "지난 4월 회의 때만 해도 9억5500만원 규모로 책정됐던 조경석이 한 달 만에 18억원으로 둔갑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조합원들 중 일부는 조합 임원진의 일방적인 결정 방식과 불투명한 예산 집행 과정에 대해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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