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90분 회동서 尹양해 구한듯
서범수, 당직자 일괄 사퇴 요구
韓 "대통령 걱정없게 잘 하겠다"
서범수, 당직자 일괄 사퇴 요구
韓 "대통령 걱정없게 잘 하겠다"
3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오전 11시부터 12시30분까지 1시간 30분동안 비공개 회동을 했다.두 사람은 당직 인선에 대해 짧은 대화를 나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당직 개편과 관련해 자연스럽게 얘기가 나왔지만 (윤 대통령은) '당 대표가 알아서 하시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다만 정 의장 등 특정인의 이름이 언급되지 않았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지만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의 양해를 구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에게 계파와 관계없이 최고위 구성을 일임해 당의 운영을 맡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친한(친한동훈)계에선 정 의장을 사퇴시키고 새 정책위 의장을 임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정 의장이 유임될 경우 당 운영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어렵고, 자칫 '친윤 지도부'로 인식될 수 있다는 이유다. 현재 당 지도부는 한 대표를 포함한 친한계가 3명(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 아직 임명되지 않은 지명직 최고위원을 포함해도 4명으로, 전체 9명의 절반이 안된다. 다만 정 의장을 교체할 경우 친한계가 5대4로 친윤계보다 많아진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이제 당 대표가 됐으니 정치에서는 결국 자기 사람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이 사람 저 사람 이렇게 폭넓게 포용해서 한 대표의 사람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조직의 취약점을 좀 강화해서 조직을 잘 이끌어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한 대표는 이에 "대통령 걱정없게 잘 해내겠다"고 화답했다. 한 대표측은 이날 오후 일정을 비운 채 당직인선 작업에 들어갔다. 서범수 사무총장은 이날 임명직 당직자 일괄사퇴를 요구했다. 이는 정 의장의 사퇴를 사실상 공식 요구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서 총장은 "(당의) 새로운 출발을 위해 우리가 새롭게 하는 모양새를 만드는 그런 차원"이라며 당직자 일괄 사퇴 요구를 한동훈 대표와 논의했는지 묻는 말에는 "논의했다"고 답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당사에서 주말 개최 예정인 고위 당정협의회 일정을 논의하기 위해 정 정책위의장과 단둘이 만나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거취 문제도 자연스레 논의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윤 대통령은 "당직 인선이 마무리되면 관저에서 만찬을 하자"고 한 대표에게 제안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다음 모임을 또다시 기약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회동한 것은 지난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와의 만찬 이후 6일 만이다. 만남은 국민의힘에서 대통령실에 제안했으며, 애초 1시간 정도 면담이 예정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는 없었으며, 정진석 비서실장이 배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은 당정 화합을 위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고, 과거 법조 생활에 대한 대화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채상병특검법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임명 등을 놓고 여야가 첨예한 대립을 벌이는 상황에서 이뤄짐에 따라 회동이 예정보다 길어진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가 제안했던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과 제2부속실 설치 등과 관련된 논의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회동이 정례화되느냐'는 질문에 "정례화까지는 논의에서 상세하게 나오지는 않았지만 '자주 만날 것이'라고 해석을 하면 될 것"이라며 "비공개로 진행된 이유 역시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실질적인 대화를 하기 위해서였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자주 만날 것이라서 굳이 공개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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