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무노조 경영 폐지 4년만에 `파업 소용돌이`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과거 무노조 경영을 지향했던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를 맞닥뜨렸다. 2020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무노조 경영 폐지'를 선언한 지 4년 만으로 성과급을 둘러싼 불만이 커지면서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29일 파업을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1969년 창사 이후 2020년까지 무노조 경영을 고수했던 만큼 파업이 발생한 적이 없다. 노조는 2022년과 2023년에도 임금 협상이 결렬되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해 쟁의권을 확보한 바 있으나 실제 파업에 나서지는 않았다.

삼성전자의 무노조 경영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노조 와해 공작'이 실제 있었다는 사법부 판단이 나오면서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2019년 12월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혐의로 기소된 임원이 법정구속되는 등 26명의 유죄가 인정되자 "대단히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후 2020년 5월 이 회장이 무노조 경영 폐지를 선언했다. 당시 이 회장은 "이제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또 "삼성의 노사 문화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으며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그동안 노조 문제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 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지 선언을 전후로 삼성전자에서는 노조 활동이 활발해졌다. 2019년 11월에는 삼성전자 제4노조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가 공식 출범했다. 무노조 경영 원칙에도 삼성전자에서는 3개의 소규모 노조가 활동했으나 전국 규모 상급 단체에 가입한 삼성전자 노조는 전삼노가 처음이었다.

설립 이후 5개월 만에 사측에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에 나선 전삼노는 성과급 예상 지급률이 공지된 지난해 말부터 빠르게 조합원 수를 늘렸다. 지난해 9000명 수준이었던 조합원 수는 현재 2만8000여명에 달한다. 이는 성전자 전체 직원 12만5000여명의 22% 수준이다.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지난해 초과이익성과급 지급률을 연봉의 0%로 책정했다. 반도체 한파로 지난해 DS 부문은 1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DS 부문의 목표달성장려금(TAI) 지급률도 지난해 하반기 기준 평균 월 기본급의 12.5%로 집계됐다. 이는 상반기(25%)의 반토막 수준이다. DS 부문 내에서도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의 TAI는 0%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월부터 올해 임금협상을 위한 교섭을 이어왔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후 노조는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으나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지자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합법적으로 파업이 가능한 쟁의권을 확보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무노조 경영 폐지 4년만에 `파업 소용돌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파업 선언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