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23일 이같은 내용의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차관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가맹본부가 티슈와 주방용품 등 품질 유지와 관련이 없는 상품까지 필수품목으로 과도하게 지정하고, 필수품목의 가격을 일방적으로 올려 가맹점주의 경영환경을 위협하는 '갑질'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개정안에 따르면 가맹본부는 필수품목 관련 거래조건을 가맹점주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가맹점주와 협의해야 한다. 충분한 협의 없이 불리한 필수품목 거래조건을 강제하면 가맹사업법상 거래상대방 구속행위로 제재 대상이 된다.
또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와 협의할 때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도 가맹계약서에 기재해야 한다. 공정위는 필수품목 지정과 가격변경 등 과정에서 가맹점주의 의견표출 기회가 확보되고 가맹본부의 절차 준수가 계약을 통해 보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공정위는 가맹 관련 분쟁조정과 소송이 함께 진행될 때, 분쟁조정협의회가 법원에 조정신청 내용을 통지하도록 구체적인 절차를 시행령에 규정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필수품목의 항목과 공급각겨 산정방식을 가맹계약서 필수 기재사항에 포함하는 내용의 가맹사업법 개정을 완료했다. 이어 필수품목 거래조건 협의제를 도입하는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관련 제도개선 작업을 마무리하게 될 전망이다. 시행령 개정안은 국무회의와 대통령 재가 등 절차를 거쳐 공포되고, 6개월 뒤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달 23일 야당 주도로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한 가맹사업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해당 개정안은 가맹점주에게 가맹본사를 상대로 단체교섭권을 부여하는 내용이다. 공정위는 "협의 대상이 광범위하고, 법안에 과도하게 빈번한 협의 요청을 규율할 수단이 없어 가맹본부의 부담이 지나치게 가중될 우려가 있다"며 "협의의 형식화나 본부-점주 간, 점주단체 간 갈등 심화로 이어지고, 결국 관련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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