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9일 야권의 '김건희 특검법' 수용 요구에 "제도 취지와 맞지 않은 정치공세"라며 사실상 거부의사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특검은 검경, 공수처 등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연초 KBS 대담에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을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 사과를 드렸다"며 "지금 검찰에서 수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수사에 대해 입장을 언급하는 것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해가 있을 수 있어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김건희특검법)은 지난 1월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고, 야당도 집권 시기 검찰·경찰의 수사가 봐주기 의혹이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특검을 하는 게 맞다고 주장해왔다"며 "사실 지난 정부가 검찰 특수부까지 동원해 2년 반 정도 도이티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저와 제 가족을 치열하게 수사해왔는데, 봐주기 수사와 부실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그 자체가 정말 모순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특검은 어떤 면에선 제도 취지와 맞지 않는 정치공세, 정치 행위 아니냐"라며 "진상을 가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생각은 여전히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 입장해 기자들과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