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특위는 유럽의 연금 전문가들을 만나 연금제도 현황과 연혁을 듣고, 이를 바탕으로 국회 차원의 국민연금 개혁 논의에 막판 속도를 내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부적절한 행보라는 비판이 나온다.
6일 연금특위에 따르면, 주호영 특위 위원장과 여야 간사인 유경준 국민의힘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용하·김연명 공동 민간자문위원장은 오는 8일부터 5박 7일 일정으로 영국과 스웨덴 등 유럽 국가들을 방문할 예정이다.
영국은 과거 보수당, 노동당이 번갈아 집권할 때 각기 다른 방향의 연금 정책을 추진하면서 복잡한 연금제도가 생긴 나라로, 정치가 연금제도에 주는 영향과 2000년대 초반 노동당 정부의 연금 개혁 과정을 살피기 위해 방문한다고 연금특위 관계자는 설명했다.
스웨덴에서는 개인이 부담한 보험료에 일정 수준의 이자를 추가한 금액을 연금으로 보장받는 '확정기여형(DC) 연금제도'의 효과와 운용 방식을 보고받을 계획이다.
다만 연금특위가 21대 국회 임기인 29일 만료에 따른 '빈손 종료'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임기 말 해외 출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에선 상임위별로 임기 종료를 앞두고 불필요한 해외 출장을 가는 것이 관례처럼 돼 왔다.
연금특위는 이번 출장에서 합의안을 도출하고, 귀국 후 여야 원내지도부에 이를 보고해 최종 협상을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천하람 개혁신당 당선인은 연금특위를 겨냥해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 해외 우수 사례는 진작 살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21대 국회 다 끝나가는데 이 무슨 뒷북 출장인가. 인터넷, 원격회의라는 좋은 방법들 놔두고 임기 말에, 이 날씨에 좋은 시기를 골라 유럽을 가야 하는 건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천 당선인은 "뭘 고르든 폭탄 터질 것이 분명한 1안과 2안 가지고 임기도 얼마 남지 않은 연금특위 위원들끼리 합의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지금이라도 국내 여러 전문가, 특히 신 연금과 구 연금을 분리하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문가들 모셔서 지속 가능한 연금개혁안을 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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