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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갑작스런 돌연사 피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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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 서울시 서울의료원장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갑작스런 돌연사 피하려면
불과 몇 달 전에 항상 성실한 자세로 환자를 돌보아 주위의 존경을 받던 내과 의사 선생님이 베트남에서 의료 봉사를 하던 중 쓰러져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이렇게 갑자기 사망하는 경우를 과거에는 심장마비라고 했으나, 사망 자체가 심장이 마비된 상태를 의미하므로 돌연사라는 표현으로 바뀌게 됐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따르면 증상이 시작된 후 24시간 이내에 사망하는 경우를 의미하지만, 일반적으로는 평소에 특별한 질환에 대해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상태에서 증상이 나타난 후 1시간 이내에 사망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미국의 경우 병원 외의 장소에서 돌연사로 매년 38만명이 사망한다. 이는 전체 인구의 0.1%에 해당된다.

'rule of 50'이라고 있는데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의 50%가 돌연사이고, 돌연사의 50%가 심장병이 있는 줄 모르고 있다가 처음 증상이 나타나면서 사망하게 된다. 그리고 50세 이후에 주로 발생한다는 뜻이다.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갑작스런 돌연사 피하려면
돌연사의 80% 정도를 차지하는 질환은 협심증이다. 이는 평소에 증상이 없는 협심증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협심증 환자에서 흡연을 동반하면 돌연사의 가능성이 2~3배 증가한다. 그 외에도 협심증 환자가 상습적인 음주와 비만 그리고 스트레스를 동반하면 역시 돌연사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당뇨가 협심증과 같이 발생해도 발생 비율이 높아진다.

협심증 외에도 판막질환, 특히 대동맥판막 협착증 때 많이 발생하여 약 15~20%를 차지한다. 판막질환은 수술로 인공판막으로 바꿔주면 치료가 되어 돌연사를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수술 후 3주에서 8개월 정도는 주의를 요한다. 그리고 심근염 역시 돌연사 원인 중의 하나이다.

부정맥도 중요한 원인이다. 부정맥은 워낙 다양하여 모두가 해로운 것은 아니나 종류에 따라 치명적인 부정맥도 있다. 2000년 4월 프로야구 임수혁 선수가 시합 도중 부정맥 중에서 심실세동으로 쓰러져 결국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부정맥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져 심장 제세동기가 곳곳에 보급되었다. 심실세동은 매우 위험하지만 그렇지 않은 일부 부정맥들도 협심증과 동반했을 때는 위험해질 수 있다.


격렬한 운동도 위험할 수 있다. 특히 습관적으로 격렬한 운동을 하면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가장 건강한 시기인 청소년과 20대에서도 격렬한 육상운동을 한 다음 10만명 당 1명 정도에서 발생하며 중·장년에서는 2배 정도 늘어난다. 적은 숫자 같지만 평소에 건강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갑자기 쓰러져서 사망하기 때문에 주변에서 받는 충격은 매우 크다.
국내에서도 2011년 춘천 마라톤 대회에서 48세 남자와 61세 남자가 각각 31km, 33km 지점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지만 신속히 병원으로 후송된 적이 있었다. 심한 협심증으로 인한 급성심근경색으로 진단을 받고 회복됐다는 보고가 있다. 두 명의 환자 모두 다행히 빠른 시간 내에 적절한 치료를 하여 회복할 수 있었지만 시간이 조금만 더 지체됐다면 사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난 3월 말에는 산소가 희박한 고지대에서 오르막, 내리막의 경사가 심하며 길이 없는 험지를 포함한 161km를 달리는 극한의 경기인 '바클리 마라톤'에서 최초의 여성 완주자가 나와 화제가 됐었다. 설사 건강한 심장을 가진 40세의 참가자라고 해도 60시간 동안 휴식 없는 무리한 운동으로 인해 심장에 적지 않은 손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설사 심장에 문제가 없어도 한 달 정도는 단계적으로 가볍게 몸을 풀면서 조금씩 운동량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심장은 상당한 정도의 손상이 있어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무리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심장병이 있는 돌연사 환자는 평소에 숨차거나 가슴이 아프고 또 피로감이나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있을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증상은 많은 질환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증상이어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그러다가 갑자기 심한 흉통과 호흡곤란, 그리고 가슴이 심하게 뛰는 증상이 나타나면서 대개는 1시간 이내에 심장 기능이 심각하게 손상되어 의식을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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