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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계서 가장 비싼 사과… 폭리 챙기는 비효율 유통부터 손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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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계서 가장 비싼 사과… 폭리 챙기는 비효율 유통부터 손보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사과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3월 소비자물가가 2월에 이어 3%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로 지난 2월과 같았다. 농축수산물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특히 사과와 배 가격이 폭등했다. 사과값은 88.2% 상승해 전월(71.0%)보다 오름폭이 더 커졌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0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주요 95개국 중 가장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고물가로 이름 높은 일본, 미국, 싱가포르의 사과를 따돌리고 한국의 사과 값이 세계 정상을 찍은 것이다. '금사과'란 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배도 87.8% 치솟으며 1975년 1월 이후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귤 역시 68.4%나 뛰었다.

이렇게 과일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요동치자 민심은 어수선해졌다. 이에 정부는 뒤늦게 대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18일부터 긴급 농축산물 가격안정자금 1500억원을 투입하는 중이다. 2일에도 윤석열 대통령은 "장바구니 물가가 안정되고 이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때까지 긴급 농축산물 가격안정 자금을 무제한, 무기한으로 투입하고 지원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오는 2030년까지 사과 계약재배 물량을 3배로 늘리고, 생산성이 2배 이상 높은 스마트 과수원 60곳을 조성키로 했다. 하지만 당장 치솟는 과일 가격 현실과는 먼 얘기다. 사과 등 과일 수급은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7월 말쯤 햇과일이 나와야 가격이 어느 정도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을 투입하고 단기적으로 공급을 확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가격 폭등만 반복할 뿐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 틀을 짤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폭리를 챙기는 비효율적 유통망부터 손봐야 한다. 사과의 경우 생산에서 소비까지 5단계를 거치고 나면 최종 소비자 가격은 농민 출하 때보다 3배 가까이 뛴다고 한다. 생산자가 아무리 싸게 팔더라도 경매 과정에서 유통 마진이 많이 붙는다. 사과가 비싸다고 아우성치니 대통령과 정부는 '특단의 조치'를 강조한다. 그 '특단'은 땜질 처방이 아니라 유통구조의 전면적 혁신이다. 후진적인 유통 카르텔을 깨버려야 답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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