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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반체제 해커들, 나발니 의문사한 교도소 해킹…핵티비즘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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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만명 재소자 정보 빼내
"우크라이나전 계기로 핵티비즘 새 장 열려"
러 반체제 해커들, 나발니 의문사한 교도소 해킹…핵티비즘 확산
나발니 추모·지지하는 활동가들. [EPA=연합뉴스]

러시아 야권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교도소에서 의문사한 뒤 러시아 교정시설에 광범위한 사이버 공격이 이뤄졌다.

미국 CNN방송은 1일(현지시간) 러시아 밖에 체류하는 반체제인사들과 우크라이나인들로 구성된 해킹단이 나발니 사망에 대한 보복으로 재소자 개인정보를 탈취하고 연계 용역업체들의 웹페이지를 조작했다고 보도했다.

해커들은 80만명가량의 재소자 정보, 그들의 가족,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등이 담긴 데이터베이스를 빼냈다고 주장했다. 또한 나발니가 수감돼 있던 교도소도 자료에 있었으며 재소자들을 통해 나발니의 사망 경위를 알아보려고 빼낸 자료를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나발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권위주의, 정권의 부정부패를 비판하다가 중형을 받고 장기 수감돼 있던 야권 지도자다. 지난 2월 16일 시베리아에 있는 한 교도소에서 돌연사했다. 이에 대해 반체제인사들은 나발니가 살해됐을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다.

반체제 해커들은 수감됐던 교도소와 연계된 용역업체들의 웹사이트를 해킹하기도 했다. 이들은 교도소 온라인 쇼핑몰에서 가족들이 재소자를 위해 구매하는 국수나 통조림 등의 가격을 100분의 1 정도로 조작했으며, 모두 1루블(약 15원)에 팔렸다.

해킹은 몇 시간 뒤에 발견됐으며, 거래를 완전히 막는 데에는 며칠이 소요됐다.


또한 그들은 나발니와 배우자 율리아 나발나야의 사진을 쇼핑몰 웹사이트에 올리고, '나발니 만세'라고 적었다. 웹사이트 관리자에게 사진을 내리지 말라고 경고했으나, 사진이 내려가자 보복으로 서버 하나를 파괴했다.
해커들은 교도소 웹사이트 한곳에 "우리는 러시아를 떠난 정보통신 전문가다. 조국을 사랑하며 푸틴 체제에서 해방될 때 다시 돌아오겠다"고 적으며, 자신들의 정치적 목표를 명확하게 밝혔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동기에서 단행되는 '핵티비즘(hacktivism)'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사이버보안 업체 센티넬원의 톰 헤겔 연구원은 "우크라이나전을 계기로 핵티비즘의 새 장이 열렸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핵티비즘은 다양한 집단이 자신들의 의견을 제시하고 모국을 위해 결집하며 적으로 간주하는 대상을 공격하고 전쟁 행로에 영향을 미치려는 데 사용하는 강력한 도구로 등장했다"고 말했다.

임주희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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