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이 올해 매출과 이익 동반 성장을 실현해 주주가치를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 2.0'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나간다는 방침이다.
김 부회장은 26일 서울 영등포 롯데리테일아카데미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2022년 유통군 HQ 출범 이후 '고객의 첫 번째 쇼핑 목적지'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부회장은 "사업부별 내실 강화와 수익성 개선 노력은 올해도 지속 추진해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겠다"고 했다.
이어 "기존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뿐 아니라 신성장 동력 확보에도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신규 추진 사업으로는 인공지능(AI)과 동남아시아 복합개발 사업, 자체브랜드 식료품 수출 등을 언급했다.
또 조직문화 혁신 지속과 재생에너지 도입 확대, 에너지 소비시설 효율 개선 등을 통해 탄소중립 초석을 마련하는 등 지속 가능한 기업을 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힘쓰겠다고 했다.
사업부별로는 백화점은 핵심 점포 중심으로 리뉴얼을 본격 추진한다. 본점과 수원점 등에 리뉴얼 역량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며, 수원점은 올해 복합쇼핑 공간으로 재단장해 선보인다.
김 부회장은 "장기적으로는 지역별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복합쇼핑몰 개발에 주력하고, 해외 사업에서는 동남아시아 점포 수익성을 개선하는 한편 성장 잠재력이 우수한 부지에 신규 출점 전략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주주들에게 보낸 영업보고서에서도 8개 핵심 점포에 대한 리뉴얼 전략을 언급하면서 "비효율 점포는 수익성, 성장성, 미래가치 등을 분석해 전대, 계약 해지, 부동산 재개발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한 리포지셔닝(새롭게 조정) 방식을 검토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 바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 2010년 이후 일부 매장 건물을 매각하고 다시 임차해 차익을 확보하는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자산유동화를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이렇게 매각된 매장이나 수년간 실적이 좋지 않았던 점포 등이 리포지셔닝 검토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마트·슈퍼 사업부에 대해서는 "그랑 그로서리(식료품 전문매장) 중심의 매장 리뉴얼을 가속화하고, 마트와 슈퍼 사업부 간 통합 시너지를 강화해 오카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론칭하겠다"고 전했다.
이커머스 사업부는 수익성 강화와 온라인 광고 사업 확대를 추진한다.
김 부회장은 "주주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14조5560억원과 영업이익 5084억원이라는 실적을 거뒀다"며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200억원 이상 큰 폭으로 증가했고 당기순이익도 개선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도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지속되고 있지만 기존 사업의 성장과 수익성 강화를 도모하고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해 '고객의 첫 번째 쇼핑 목적지'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세우겠다"고 덧붙였다.
또 김 부회장은 이날 주총장에서 주주들이 주가 부진 상황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자 "올해 주요 사업 실적과 수익성 회복으로 주가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주총 이후에 열린 이사회에서는 김도성 서강대 교수가 선임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김 사외이사는 한국거래소 분쟁조정심의위원 등을 역임한 재무 전문가로 2021년 3월부터 롯데쇼핑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장을 맡아왔다. 롯데그룹은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롯데지주, 롯데웰푸드,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롯데렌탈, 롯데칠성, 롯데하이마트, 롯데정밀화학, 롯데정보통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 10개 상장사에 '선임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김 부회장과 정준호 백화점 대표 등의 사내이사 재선임과 한재연 BnH세무법인 회장의 사외이사 선임, 심수옥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와 조상철 법무법인 삼양 변호사의 사외이사 재선임 등의 안건들도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롯데쇼핑 주당 배당금은 3300원에서 38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26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리테일 아카데미에서 열린 롯데쇼핑 제5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롯데쇼핑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