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감원속 울산투자 예정대로
2026년 8만명 채용계획 절반이 IT
"SDV 대전환해야 모빌리티 주도"
2026년 8만명 채용계획 절반이 IT
"SDV 대전환해야 모빌리티 주도"
이에 테슬라의 경우 전 세계에서 직원을 10% 감원하기로 하고 투자 축소, 중·저가 시장 공략 등 소위 '버티기' 경영전략을 시작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은 정 반대로 투자와 인재 영입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는 2030년 글로벌에서 EV 200만대, 기아는 160만대를 각각 판매하고 양사 합산 EV 라인업은 31종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당장의 전기차 '캐즘'은 하이브리드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부가가치 라인업을 앞세워 돌파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먼저 내년 완공 예정인 울산 EV 전용공장 등에 로봇 등을 활용한 제조 혁신 공법을 도입해 제조원가와 시간을 동시에 단축한다는 목표다. 울산 EV 전용공장에 로보틱스, 스마트 물류 시스템, 인공지능(AI) 등을 도입하고, 여기에 일체화된 섀시를 한 번에 찍어내는 공법인 테슬라의 '기가캐스팅'을 본뜬 '하이퍼캐스팅' 공장을 신설하기로 하는 등 제조 혁신을 준비 중이다.
아울러 차세대 모빌리티 구상을 구체화 하기 위해 IT(정보기술) 인력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2026년까지 국내에서만 8만명을 채용할 계획이며, 그중 55%인 4만4000명은 전동화 및 SDV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뽑을 예정이다. 현대차·기아뿐만 아니라 현대모비스, 포티투닷(42dot)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계열사에서도 국내뿐 아니라 해외 우수 인재를 적극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정 회장의 전동화 개발 뚝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과거 현대차그룹 최초의 EV 전용 플랫폼인 'E-GMP' 개발 여부를 놓고 내부 의견이 엇갈렸을 때, 정 회장은 개발을 과감히 밀어 붙이면서 주요 단계마다 직접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E-GMP'가 적용된 현대차그룹의 EV는 글로벌 주요 어워드에서 호평을 받으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했다.
이와 관련, 정 회장은 지난해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개최한 신년회에서 "연구개발을 비롯한 회사 전반의 시스템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는 비로소 보다 완벽한 SDV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며, SDV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연기관차에서 EV로 전환되는 것이 하드웨어 변화였다면, EV에서 SDV로 넘어가는 것은 소프트웨어가 바뀌는 것"이라며 "소프트웨어 개발에 매진해 SDV 대전환을 준비하는 완성차 업체만이 차세대 모빌리티를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희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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