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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서 `한국 향기 여행`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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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프로젝트 연장선 '오도라마 시티'…전세계인 사연 600편 수집
구정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서 `한국 향기 여행` 펼친다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 한국관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야콥 파브리시우스 ·이설희 예술감독과 구정아 작가. 사진=박은희 기자



"경계가 없는 향과 냄새라는 물질을 통해 저희들의 공동 미래가 다시 개발·발명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오는 4월 개최 예정인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의 한국관 대표작가로 선정된 구정아 작가는 전시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냄새에 대한 그의 오랜 실천과 관심이 녹아있는 '향 프로젝트'의 연장선으로 전시를 준비했다.

구 작가는 2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제가 할 수 없었던 컬래버레이션을 이번 기회를 통해 실현해보고 싶었다"며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 됐다"고 작업 만족감을 드러냈다.

구정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서 `한국 향기 여행` 펼친다
KOO JEONG A. Courtesy of PKM Gallery. Photo by Kim Je Won



'구정아-오도라마 시티'를 주제로 한 한국관 전시는 이설희 쿤스트할 오르후스 수석 큐레이터와 야콥 파브리시우스 아트허브 코펜하겐 관장이 공동 예술감독을 맡아 구 작가와 협업했다.

'오도라마'는 향기를 뜻하는 'Odor'에 드라마 'rama'를 결합한 단어다. 작가는 이러한 후각과 시각의 공감각적 매체로 비가시적이지만 가시적인 지점을 양립시키고, 그 경계 너머 열린 가능성을 제시하는 작업 실천을 이어간다. 향을 통해 만남과 우연에 집중하며 공간과 관람자 사이의 에너지 연결을 모티브로 삼는다.


작업은 누구든 참여 가능한 '오픈 콜'에서 시작했다. 구 작가와 전시팀은 개개인이 가진 '한국의 도시, 고향에 얽힌 향의 기억'을 수집하기 위해 설문지를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배포했다. 지난해 6∼9월 한국 외교부와 재외 한국대사관, 한국계 입양인, 세계 각지 한인, 한인 학교, 한국계 미국인 협회, 탈북민, 서울 외신기자 클럽 등에 전달했다.
이렇게 모은 600여 편 가운데 25명의 기억을 선정한 뒤 향수업체 논픽션과의 협업을 통해 17개의 향을 개발했다. 한국관 전시장에서는 디퓨저를 내장한 브론즈 조각을 이용해 16개 향을 분사하고, 향수 1종을 내놓는다.

전시장 바닥에 새긴 무한대 기호, 뫼비우스 띠 형태로 부유하는 두 개의 나무 설치작품, 향을 퍼뜨리는 디퓨저 조각이 중심축이 돼 한국관을 채운다. 이러한 구성은 작가가 1990년대 창안한 무한 변신의 개념 '우스'(OUSSS)를 상기시키는 메아리로도 작용한다고 예술감독들은 설명했다. 우스는 물질과 비물질의 영역을 뛰어넘어 명확한 경계가 없는 어느 곳으로 '감각적 경험의 또 다른 확장'을 제시한다.

파브리시우스 감독은 "향은 정말 강력한 표현"이라며 "눈으로 볼 수도 없고 귀로도 들을 수 없는데 그와 동시에 향을 피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숨을 들이킬 때마다 향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디서나 향의 존재감을 확인하게 된다"며 "저와 이설희 감독이 공유하고 있는 한 가지는 향에 대한 관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 작가는 1990년대 중반부터 향을 주제로 다양한 예술 활동을 펼쳐온, 향에 있어서는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작가"라며 "공공장소에 큰 규모의 작품을 설치하면서 동시에 아주 친밀하면서도 작은 규모의 설치작품 작업도 하는 게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또 "다양한 공간에서 향의 경험들을 빚어보고 발전시켜온 것이 얼마나 중요한 작품 세계인지 이번 전시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베니스비엔날레 미술전은 베니스 자르디니 및 아르세날레 전시장 등에서 4월 20일부터 11월 24일까지 7개월간 열리며 한국관의 개막식은 4월 17이다. 오픈 콜 향기 사연 모집에 참여한 참가자들의 이름은 올해 한국관 전시 도록에 게재할 예정이다.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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