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특혜·성남FC 후원 공판서
유동규 "남욱에 3억 요구? 정진상·김용과 나누려"
明 "3억 차용증 써준사람 뇌물 폭로 겁나서 아니냐"
柳 "음모론 익숙…그 건달 明 의뢰받았다던데"
明 "그사람 몰라"…재판부 중재로 멈춘 설전
유동규 "남욱에 3억 요구? 정진상·김용과 나누려"
明 "3억 차용증 써준사람 뇌물 폭로 겁나서 아니냐"
柳 "음모론 익숙…그 건달 明 의뢰받았다던데"
明 "그사람 몰라"…재판부 중재로 멈춘 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26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전(前) 성남시장 이재명 대표와 성남시 정책실장으로 불렸던(실제 정책비서관) 최측근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의 속행 공판을 진행했다.
지난 기일에 이어 이날도, 대장동 개발 시기 성남도개공 사장 직무대리였던 유동규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유씨가 천화동인 4호(화천대유 계열사 중 한곳) 실소유주였던 남욱 변호사에게 2013년 받은 3억원과 그 용처를 신문하는 과정에 이 대표가 직접 나섰다.
유씨는 당시 철거업자 A씨로부터 술값 4000만원을 빌렸다가 추가로 요구받은 돈까지 줘야하는 상황이었다며 남씨에게 3억원을 받아 '정진상 전 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당시 성남시의원)과 1억원씩 나눠 가지려 했다'고 설명하자 이 대표가 반박성 질문을 했다.
이 대표는 유씨가 A씨로부터 4000만원을 빌린 지 1년도 안 돼 3억원의 차용증을 써줬다며 "A씨에게 철근을 주는 대가로 4000만원을 뇌물로 받고, A씨가 이를 폭로하겠다고 하자 3억원 차용증을 써준 뒤 이 돈을 갚기 위해 남씨에게 3억원을 요구한 것 아니냐"고 캐물었다.
이 대표 자신의 두 측근과 돈을 나눠가지려 한 게 아니라, 유씨의 개인적인 뇌물 수수로 인해 생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씨에게 3억원을 요구했다는 의혹 제기로 풀이된다. 유씨는 "음모론을 내세우는 데 익숙한 것 같은데 자제해달라"며 "뇌물을 받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다시 "이 사람들이 폭로하겠다고 겁을 주니 3억원의 차용증을 써줬고, 안 갚으니 증인의 사무실을 찾아가 문제 삼겠다고 하니 급하게 돈을 갚았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씨는 "소설 쓰지 마시라"며 "사무실 찾아온 사람이 이재명씨가 잘 아는 건달 아니냐"고 반문했다.
유씨가 이어 "그 건달이 이재명 친구라 의뢰받았다고 하더라"라고 언성을 높이자, 이 대표는 "나는 그 사람 모른다"고 반박했다. 유씨는 "또 프레임을 씌우려고 하는 것 같은데 확인하시고 제대로 질문해달라. 음모론을 내세우는 데 익숙한 듯하다"고 꼬집었다. 양측의 격앙된 설전은 재판부 중재로 마무리했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2010년~2018년까지 재선 경기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면서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기자가 대주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등 민간사업자에게 사업 정보를 제공, 공익환수를 제한하는 등 특혜를 줘 7886억원 폭리를 얻게 한 혐의(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으로 지난해 3월 기소됐다.
위례 신도시 사업과 관련해선 남욱씨에게 내부 정보를 제공해 시공사 등과 211억원 상당 이익을 얻게 한 혐의(부패방지법 위반)도 적용됐다. 검찰은 성남시에서 네이버·두산건설·차병원그룹 등에게 토지 용도변경 등 특혜를 주고 성남FC에 후원금 총 133억원을 내게 했다는 제3자 뇌물혐의로도 이 대표를 기소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