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반도체법 가드레일의 최종 규정을 공개했다. 해당 규정은 미국의 반도체법에 따라 세액공제 등 보조금을 받은 기업이 중국을 비롯한 '우려 국가'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장하는 것에 대해 상한선을 두는 내용이다.
최종안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보조금 수령 시점부터 10년간 웨이퍼 기준으로 첨단 반도체의 경우 5% 미만의 생산능력 확장을 허용하기로 했다. 28나노(㎚) 이전 세대의 범용(레거시) 반도체는 10% 이상 확장이 불가하다. 이는 앞서 지난 3월 공개했던 안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준이다.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과 한국 정부는 미국에 첨단 반도체의 생산 확장 기준을 5%에서 10%로 확대해 줄 것을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는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 능력이 확대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의지가 드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생산능력 측정 기준인 웨이퍼 투입량을 월 단위가 아닌 연 단위로 바꾸고, 상무부와 협의할 경우 구축 중인 설비를 가드레일 제한 예외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현재 중국에서 영위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현상 유지는 가능할 수준이어서다.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지만, 업계에서 우려하던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유연한 결론이 나왔다는 설명이다. 특히 웨이퍼 기준으로 생산량 제한을 했기 때문에, 생산라인을 최적화 하는 방식으로 웨이퍼 단위면적 당 생산량을 추가로 더 늘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다만 웨이퍼 당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첨단 반도체 장비의 추가 투입이 필요하다. 국내 기업들은 다음달 만료되는 중국 내 첨단 반도체 장비의 반입 규제 유예의 연장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자국 장비들의 중국 수출을 사실상 금지했으며, 일본과 네덜란드에도 이와 같은 규제에 동참하도록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1년 한시적으로 규제를 유예했으며, 아직 이에 대한 연장 여부는 결정되지 않고 있다.
한국 정부는 미국과 기간 추가 연장과 특정 장비에 대한 반입 가능 지정 여부를 두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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