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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보다 15배 빠르게…250g짜리 `우주선물`에 뭐가 담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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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NASA 소행성 탐사선, 소행성 베누에서 시료 채취
한국 시간으로 25일 새벽 미국 유타주 사막에 착륙 예정
유기화합물, 물 등 소행성에 담긴 비밀에 과학계 흥분
총알보다 15배 빠르게…250g짜리 `우주선물`에 뭐가 담겼을까
소행성 '베누'에서 샘플을 채취하는 탐사선 '오시리스-렉스' 상상도.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25일 새벽, 우주에서 지구로 총알보다 15배 이상 빠른 속도로 뭔가가 날아온다. 그 안에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생명은 어디에서 시작됐는지를 푸는 열쇠가 담겨있을지 과학계가 흥분 속에 기다리고 있다.

과학계에 따르면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첫번째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의 캡슐이 미국 시간으로 24일, 한국 시간으로는 25일 새벽 지구 대기권으로 날아올 예정이다. 이 캡슐은 대기권과의 마찰 때문에 하늘에서 불붙겠지만 열 차폐막의 보호를 받는다. 낙하산을 이용해 하강 속도를 늦춘 이 캡슐은 미국 유타주 사막에 착륙할 예정이다.

이 캡슐에는 소행성 '베누'에서 채취한 한 줌의 먼지가 담겨 있다. 나사가 소행성에서 채취한 시료를 지구로 가져오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이 먼지가 지구와 생명이 어디에서 왔는지 답을 갖고 있을까.

이 연구를 이끄는 단테 로레타 교수는 "250g의 시료를 잘 분석하면 지구가 생기기 전에 존재했던 물질, 심지어 태양계 이전에 존재했던 물질까지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 시료를 통해 우리가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해부하려 한다. 지구는 어떻게 형성되었고 왜 사람이 살 수 있는 세계인가, 바다는 어디서 물을 얻었고, 대기의 공기는 어디에서 왔으며,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구성하는 유기 분자의 근원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과학계는 지구를 이루는 많은 핵심 구성 요소가 소행성 충돌로 전달됐을 것으로 본다.

엔지니어들은 오시리스-렉스 우주선의 궤도 조정을 완료했다. 남은 것은 이번 주말에 캡슐을 지구에 떨어뜨릴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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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 베누

이미지 출처=나사·고다드·애리조나대학교

소행성 베누는 행성을 만들고 남은 잔해 더미로, 폭이 500m에 달한다. 베누의 파편을 얻기 위한 탐사는 2016년에 나사가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을 베누를 향해 발사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탐사팀이 우주 암석 표면에서 '토양' 샘플을 채취할 수 있는 위치를 확실하게 파악하기까지 2년이 걸렸다. 탐사팀은 그 후에도 2년 동안 매핑 작업을 진행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퀸의 기타리스트였던 영국의 록 전설 브라이언 메이 경이 참여했다. 브라이언 메이 경은 오시리스-렉스 과학팀의 일원으로 소행성 베누의 지도를 제작했다. 그는 천체 물리학자이자 스테레오 이미징 전문가다.

그는 피사체를 약간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두 장의 사진을 정렬해 원근감을 부여함으로써 한 장면을 3D로 볼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 공동 작업자인 클라우디아 만조니와 함께 베누에서 가능한 샘플 채취 지점후보를 정하기 위해 이 작업을 했다. 그들은 접근하기에 가장 안전한 장소를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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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의 기타리스트였던 브라이언 메이 경. 이번 연구에서 소행성 지도 제작을 맡았다. 사진=BBC

"나는 항상 과학뿐만 아니라 예술도 필요하다고 말한다"는 브라이언 경은 "우주선이 넘어질 가능성이 있는지, 아니면 최종 선정 장소의 주변에 있는 바위에 부딪힐지 알기 위해서는 지형을 느껴야 한다"고 밝혔다.

샘플 채취는 긴장된 속에 2020년 10월 20일에 이뤄졌다. 3m 길이의 붐 끝에 집게장치가 설치된 오시리스-렉스가 소행성으로 접근했다. 이내 소행성 표면을 내리치는 동시에 질소 가스를 분출해 자갈과 먼지를 걷어내는 작업이 이뤄졌다.


이후 상황은 흥미진진하게 벌어졌다. 충격을 받은 소행성은 표면이 액체처럼 갈라졌다. 질소 압력은 직경 8m 짜리 구덩이를 만들어냈다. 사방으로 물질이 흩어지는 가운데 수집 챔버로도 샘플이 들어갔다.
이제 오시리스-렉스는 7년에 걸친 70억 킬로미터의 왕복 여정을 마치고 베누 샘플 전달의 순간을 남겨두고 있다. 캡슐이 지상에 안전하게 도착하면 샘플을 분석할 수 있는 전용 클린룸이 구축된 텍사스의 존슨우주센터로 보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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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 '베누' 크기. 미국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프랑스 에펠탑보다 약간 크다.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샘플 분석에 참여할 예정인 런던자연사박물관(NHM)의 애슐리 킹 박사는 우주에서 오는 손님을 맞을 생각에 흥분돼 있다.

그는 "소행성 샘플을 가져오는 일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첫 번째 측정은 정말 잘해야 한다"면서 "엄청나게 흥미진진한 일"이라고 밝혔다.

사실 나사는 베누를 태양계에서 가장 위험한 암석으로 본다. 우주를 통과하는 경로가 알려진 소행성 중 지구에 충돌할 확률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확률은 동전을 던져 11번 연속 앞면이 나올 확률과 비슷할 정도로 매우 낮다. 그리고 만약 충돌이 있다 하더라도 그 시기는 다음 세기 후반에나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과학자들은 베누가 무게의 10%에 달하는 많은 양의 물을 광물 속에 담고 있을 것으로 본다. 과학자들은 이 물의 다양한 유형의 수소 원자 비율이 지구의 바다와 비슷한지 살펴볼 예정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초기 지구가 너무 뜨거워서 많은 양의 물을 잃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베누와 물의 조성(H₂O)이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지면 이후 소행성 충돌로 우리 바다의 물이 늘어났을 것이라는 가설을 뒷받침할 수 있다. 베누는 또한 약 5~10%의 탄소를 함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점이 과학계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지구상의 생명체는 유기화합물에서 만들어졌는데, 과거 지구에서 생물이 탄생하는 과정에서 물뿐만 아니라 복합분자가 우주에서 전달됐을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다.

총알보다 15배 빠르게…250g짜리 `우주선물`에 뭐가 담겼을까
소행성 베누와 지구의 궤도 출처=나사

NHM의 사라 러셀 교수는 "샘플 분석을 통해 우선 그 안에 포함된 모든 탄소 기반 분자의 목록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운석을 보면 소행성에 다양한 유기분자가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높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운석은 오염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번 샘플을 통해 깨끗한 상태의 소행성에 유기성분이 들어있는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로레타 교수는 "지금까지는 오염 문제 때문에 운석에서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을 찾는 연구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베누의 샘플을 분석하면 외인성 전달 가설, 즉 이러한 소행성이 생명체 구성요소의 원천이라는 생각에 대한 이해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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