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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조 역대급 세수펑크… 3년연속 `깜깜이 추계`에 기재부 책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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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전망치보다 15%나 빗나가
기재부, 3년연속 10%대 오차율
세수예측 모델 외부공개 안해
"민간 활용 실시간 분석나서야"
올해 국세 수입이 59조원이나 부족할 것이라는 세수 재추계 결과가 나왔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세수가 400조 5000억원이 걷힐 것으로 예상했으나 전망이 15%나 빗나가며 역대 최대 규모의 세수 결손이 발생했다.

2021년부터 3년 연속으로 두자릿수 세수 오차율을 보이면서 기재부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세수 예측을 위해선 '깜깜이 추계'에서 벗어나 민간 전문가들을 적극 기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재부는 18일 2023년 세수 재추계 결과 올해 국세 수입이 예산 400조 5000억원 대비 59조 1000억원 부족한 341조 4000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세수 오차율은 -14.8%다.

세수 결손율은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8년(-13.9%)를 뛰어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세목별로 보면 법인세수가 예산 대비 25조 4000억원 감소하며 가장 컸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반도체 업황 침체 등으로 인한 수출과 기업실적 부진을 미처 예상하지 못한 탓이다.

올해 1~8월 수출액은 약 409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4% 감소했다. 상장사 영업이익도 2021년 119조 7000억원에서 2022년 81조 7000억원으로 31.8% 급감했다.

소득세는 총 17조 7000억원 줄었으며,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양도세 감소(-12조 2000억원)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수입과 내수부진으로 인해 부가가치세는 9조 3000억원, 관세는 3조 5000억원 줄었다. 전반적으로 증권거래세(1조 5000억원)와 교육세(5000억원)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세목에서 세수펑크가 발생했다.

정부는 가용재원을 적극 활용해 부족한 세수를 벌충하고, 재정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먼저 세계잉여금(4조원)과 기금 여유재원(24조원), 통상적 불용(지난해 기준 7조 9000억원) 등으로 재정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세수 감소에 연동해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약 23조원 줄면 59조원의 세수펑크를 메울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재정 대응방향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세수 부족으로 인한 민생·거시경제 영향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3년 연속으로 두자릿수 세수 예측 실패가 발생한 데 대해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1년과 2022년의 세수 오차율은 각각 17.8%와 13.3%였다. 앞서 2년간의 세수 오차는 '예상보다 더 걷힌 것'이어서 예측 실패의 파장이 불필요한 국채 발행으로 인한 이자 비용 등에 그쳤다. 올해는 세수가 예상보다 60조원가량 덜 걷혀 그동안 쌓아놨던 기금까지 '영끌'하게 됐다는 점에서 상황이 엄중하다.
세수 전망과 재추계 등을 담당하는 기관은 기재부 세제실이다. 세제실 안에서 어떤 전망과 모델을 갖고 내년 세수를 예측하는지에 대해 외부에 거의 공개하지 않아 '깜깜이 세수추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재부는 지난 2021년에도 대규모 세수 오차가 발생한 이후 정치권에서 세수추계 모형 등을 공개하라는 요구를 받았지만 거부했다. 정정훈 세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도 "(세수 추계모형의) 전면 공개에 대해서는 여전히 곤란하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도 코로나19 위기 이후 예상보다 빠른 경기 회복세로 2021~2022년 상당폭 초과 세수를 기록했지만, 우리나라처럼 3년 연속 두자릿수 세수 오차율을 기록하지는 않았다. 올해 미국과 일본도 올해 세수 감소가 나타나겠지만 -5~1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과거와 달리 복잡해진 경제환경에서 깜깜이 방식을 유지한다면 세수추계 정확도를 높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지금은 민관 합동 추계위원회를 한다고 해도, 세제실에서 생산이 끝난 자료를 사후 검토하는 식"이라며 "세목별로 최고의 민간 전문가를 기재부 내부에 고용해 지표 변화와 세수 영향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예측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경제성장률, 고용률, 물가 등 거시지표에 의존하는 구닥다리 세수추계 모형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반도체 업황 예측에 실패해 올해 대규모 법인세 펑크가 난 것처럼, 이제는 개별 기업과 산업의 실적이나 업황을 미시적으로 반영한 세세한 모형을 적극 개발·활용하지 않으면 세수예측 실패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59조 역대급 세수펑크… 3년연속 `깜깜이 추계`에 기재부 책임론
59조 역대급 세수펑크… 3년연속 `깜깜이 추계`에 기재부 책임론
정정훈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1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세수 재추계 결과 및 재정대응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김동일 예산실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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