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Cars] 웅장한 배기음만 들어도 딱 마세라티 스타일

입력: 2023-08-18 00:10 장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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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그레칼레 타보니
르반떼 이어 선보인 중형 SUV지만
가속땐 스포츠카 같은 퍼포먼스 보여줘
넓은 실내·트렁크에 럭셔리 감성까지 잡아

마세라티 그레칼레는 르반떼에 이어 새로 선보인 퍼포먼스 중형 SUV 모델이다. 마세라티는 스포츠카가 태생인, 퍼포먼스로 대표되는 브랜드인 만큼 그레칼레에서도 이런 기대치를 충분히 만족시켰다.

이날 시승에서는 SUV에 기대하는 '데일리카'로의 가치까지 담아내기 위한 마세라티의 세심함이 보다 인상적이었다. 실내 공간 곳곳에는 로컬 브랜드 이상의 편의성이 돋보였고, 하이엔드 브랜드에서 단점으로 여겨지는 인포테인먼트 부분도 애플 카플레이(또는 안드로이드 오토)를 활용해 티맵 내비게이션을 쓸 수 있도록 하는 등 개선했다.

그레칼레는 전장 4850㎜, 전폭 1950㎜, 전고 1670㎜으로 르반떼(전장 5020㎜)보다 한 체급 낮은 모델이다. 하지만 축거는 2901㎜로 3m에 육박해 여유로운 실내 공간까지 확보했다. 이 모델은 마세라티에 기대하는 퍼포먼스 감성을 충분히 담아내면서도 SUV에 기대하는 실용성과 편의성도 로컬 브랜드 이상으로 갖췄다.

전면의 헤드 램프는 날카로운 르반떼와 달리 보다 유연한 디자인으로 트렌디한 이미지가 강조됐다. 그러면서도 삼지창 앰블럼이 상징인 전면 그릴은 어디서든 한 눈에 마세라티 차량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실내의 경우 1열은 모든 공조버튼이 터치식으로 이뤄지면서 세련됨과 고급감이 돋보였고, 동시에 여유로운 수납공간까지 확보했다. 우선 12.3치의 중앙 디스플레이는 시원한 시야감을 제공했고, 그 하단에 배치된 8.8인치의 터치 컨트롤러에는 온도 조절부터 통풍·열선시트 관리 등의 공조 버튼을 모두 담았다. 비상등까지 터치로 구성했다.

기어는 버튼식이었는데, 이 두 디스플레이 중간에 가로로 배치했다. 기어 위치를 전면부에 배치해 중앙 센터 콘솔 공간을 더 넓은 수납공간으로 확보했다. 두 개의 컵홀더, 스마트폰 무선 충전패드 외에도 꽤 깊은 추가 수납공간을 쓸 수 있었다.

디스플레이 상단의 수평형 송풍구 위에는 동그란 시계가 고급감을 더해줬다. 이 시계는 디지털 방식으로 3가지 디자인(클래식·스포츠·전자 타입)을 비롯해 나침반, 페달(파워·브레이크), 가속도계(G-meter) 중 선택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아날로그 바늘 시계와 같은 클래식 시계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스티어링 휠 중앙 하단 왼편엔 시동 버튼, 하단 오른편엔 주행보드 변경 버튼이 각각 놓여 스포티한 감성을 한층 강조했다. 이전 마세라티 모델은 운전석 크래시 패드 왼편 하단에 위치해 시동걸때 불편한 점이 있었는데, 이를 편의성과 디자인으로 승격시킨 모습이다. 또 도어 핸들은 우리가 흔히 오는 '손잡이를 당기는' 방식이 아닌 버튼을 누르는 방식이어서 왠지 모를 럭셔리 감성도 느껴졌다.

2열은 주먹 2개가량이 충분히 나올 만큼 여유로웠고, 트렁크 공간에는 12볼트 단자와 램프 등이 마련돼 차박(차+숙박) 활용도도 쏠쏠해 보였다. 2열을 접으면 평평해져 공간 활용성이 돋보였다.

서울 마포에서 충북 충주까지 왕복 450㎞ 구간을 시승했다. 이날 시승 모델은 3개 트림 중 모데나 트림이다.

그리칼레는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부터 '마세라티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바로 바리톤 음색이 떠오르는 듯한 특유의 배기음 덕분이다. 시작부터 꽤 웅장하게 울리는 배기음은 (다소 촌스럽지만)주변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고 주행하는 내내 듣고만 있어도 질리지 않은 매력을 보여줬다.

컴포트 모드에서도 마세라티다운 배기음이 인상적이었지만, GT나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그 배기음은 한층 더 풍부해졌다. 단순히 소리만 커진 것이 아닌, 음색으로 치면 성량이 풍부해져 사운드를 즐기는 재미가 음원 이상이었다. 풍절음도 기대 이상으로 잘 잡아줘 사운드 재미는 배가 됐다.

가속감은 단연 한층 높아졌고, 4개의 바퀴는 바닥을 단단히 잡아줘 마세라티 브랜드에서 기대하는 퍼포먼스도 양껏 즐길 수 있었다. 소리에 집중하다보면 계기반 속도계 숫자는 어느 순간 훌쩍 높아져 있었다. 소리를 즐기다 시내 주행에서 과속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오프로드 주행 모드를 설정하면 지상고는 20㎜ 높아져 레저 활용성도 갖췄다.

가격은 기본 GT 트림이 9900만원부터 시작하며, 이날 시승한 모데나 트림은 1억3300만원이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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