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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0억 기술이전 `대박` 숨은 비결은...기술-시장 모두 아는 전문가와 플랫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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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연, 초소형 유전자가위로 글로벌 기술이전
NK세포 치료제로 1500억원 기술수익 기대
기술사업화 및 창업지원 플랫폼이 뒷받침
4500억 기술이전 `대박` 숨은 비결은...기술-시장 모두 아는 전문가와 플랫폼 있었다
김장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이 29일 대전 본원에서 '생명연 기술사업화 성과 및 혁신 전략' 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생명연 제공

#1 김용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가 창업한 진코어는 지난해 1월 글로벌 제약사와 3억5000만 달러(한화 약 4500억원) 규모의 제3자 기술이전 계약을 맺는 대박을 터트렸다. 김 박사가 생명연에서 개발한 초소형 유전자가위 기술인 'TaRGET'을 활용해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글로벌 제약사가 공동연구에 거액을 베팅한 것이다. 이는 생명연 역대 최대 규모의 기술이전 성과로, 현재 미국인에게 유병률이 높은 유전자 희귀질환을 타깃으로 내년부터 임상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다. 초소형 유전자가위 기술은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지질나노입자(NLP) 등의 유전물질을 인체 내 장기까지 전달해 질환을 유발한 유전자를 잘라낸다.

#2 최인표 생명연 박사는 면역세포의 일종인 NK(자연살해) 세포를 대량 생산해 폐암·백혈병 등을 치료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인게니움테라퓨틱스에 지난해 3월 총 1545억원에 기술이전 됐다. 이 회사는 이전받은 NK세포 기술을 토대로 폐암 등 다양한 암 치료기술을 내놓을 계획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바이오 분야에서 '블록버스터'급 기술사업화 성과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유전자가위, NK세포치료제, 신규 항암치료제, 오가노이드 등 첨단 바이오 분야에서 수십억대 이상의 대형 기술이전이 줄을 잇고 있다. 눈에도 잘 안 띄는 단백질이나 화합물 하나가 수조원의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바이오 분야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상업화 사례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김장성 생명연 원장은 29일 대전 본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술사업화 성과와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생명연은 지난 2017년 5억원 수준에 그쳤던 기술이전 수익이 최근 5년간 평균 30억원 규모로 커졌다.

최근 3년간(2020∼2022년) 기술료 수입은 28억5000만원으로, 이전 3년(2017∼2019년) 17억원보다 60.5%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출연연 전체 기술료 수입 증가율 14.9%의 4.5배가 넘는다.

기술이전 계약금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지난 3년간(2017∼2019년) 66억원에서 최근 3년간(2020∼2022년) 665억원으로 10배가 됐다. 이는 대형 기술이전이 잇따른 덕분이다. 지난 2014년부터 2022년까지 계약금 10억원 이상 기술이전 건수가 24건에 달했다. 그 중 최인표 박사의 NK세포기술과 손미영 박사의 장관 오가노이드 기술이전액이 각각 1450억원, 67억원이었다.

기술혁신형 벤처 창업도 늘고 있다. 2017∼2019년에 5개에 그쳤던 연구원 창업기업과 연구소기업은 2020년 이후 11곳으로 늘었다. 최근 5년간 생명연이 보육한 25개 초기 창업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3억9000만원, 평균 고용인원과 평균 투자유치액은 각각 12.7명, 135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성과의 밑바탕에는 생명연이 자체 구축한 기술사업화 플랫폼과 창업지원 플랫폼이 있었다. 생명연은 기술사업화 플랫폼 '랩투마켓(Lab2Market)'을 통해 발굴한 우수 유망기술에 대한 기술마케팅을 도와 기술이전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지원한다. 또 이후 후속 사업을 연계해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묶어 이전한다.

창업지원 플랫폼인 '바이오 스타트업 부스터'를 통해서는 창업아이템 발굴부터 창업, 성장, 투자유치 지원 등 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한다. 여기에 지난 2020년부터 생명연의 창업 아이템과 외부 전문가의 비즈니스 역량을 결합시킨 공동 기획창업제도를 도입했고, '생명연 바이오 창업스쿨'을 통해 투자유치를 위한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창업 아이템 발굴부터 실제 창업까지 기간을 평균 2년에서 1년 단축시켰다. 탄탄한 준비 덕분에 창업과 동시에 시리즈A 투자를 받는 초기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홍원 생명연 바이오경제혁신사업부장은 "바이오 기술혁신 플랫폼에 힘입어 최근 들어 대형 기술이전 성과가 잇따르고 있다"며 "개별적·분절적 연구수행 방식을 협업 플랫폼 기반으로 혁신하고, 산업계가 원하는 기술개발을 통해 향후 5년 내에 글로벌 기술이전 5000억원, 기술료 수입 100억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장성 생명연 원장은 "바이오 기술은 산업계가 원하는 수준으로 고도화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사업화 리스크도 커 어려움이 많다"면서 "바이오신약 파이프라인을 통한 R&D 협업체계와 전주기 기술사업화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혁신해 기업이 이전받은 기술을 곧바로 상용화하도록 돕고 글로벌·대형 기술이전 성과를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4500억 기술이전 `대박` 숨은 비결은...기술-시장 모두 아는 전문가와 플랫폼 있었다
이홍원 생명연 바이오경제혁신사업부장이 29일 대전 본원에서 생명연의 바이오 기술사업화 성과와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생명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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