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지역사랑상품권 등 현금성 지원 사업과 불투명하게 관리되는 보조금을 대폭 손보기로 했다. 대신 약자 복지와 청년 일자리, 국방·치안 등에 예산을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윤석열 정부가 제시해온 건전재정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28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 등을 담은 670조 규모의 2024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을 확정했다. 예산안 편성지침은 내년 재정운용 기조와 투자 중점, 재정혁신 방향 등을 담은 원칙이다.
윤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은 정부가 해야 할 일에는 과감하게 돈을 쓰면서도 국민 혈세가 한 푼도 낭비되지 않도록 강력한 '재정 혁신'을 추구해서 건전재정 기조를 견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무분별한 현금성 지원사업과 부당·불투명하게 지급된 보조금, 복지사업의 도덕적 해이 등 재정 누수 요인을 철저하게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지역사랑상품권과 같은 현금성 지원을 과감하게 구조조정, 취약계층 대상의 맞춤형 복지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100조원이 넘는 보조금에 대한 관리 강도도 끌어올리기로 했다. 특히 회계장부 공개를 거부한 노조를 겨냥한 조치로 보인다.사회보장급여를 과다·반복 수급하는 등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고 복지 전달체계를 고도화하는 목표도 제시했다. 재량지출은 10% 이상 감축한다. 재량지출이 100조~120조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10조~12조원 이상을 줄인다는 의미다.
집행이 부진하거나 관행적 보조·출연·출자금을 줄여 신규 사업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공공부문의 경직성 경비도 억제한다. 공공부문이 직접 사용하는 업무추진비, 여비, 일반 기관운영비 등에 대한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미래세대를 위한 경제체질 개선과 사회구조 혁신에는 과감하게 투자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5월 말까지 각 부처로부터 받은 예산요구안을 토대로 6~8월 중 관계부처 및 지자체와 협의, 국민의 의견수렴 등을 거쳐 정부 예산안을 편성, 9월 1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강민성기자 kms@dt.co.kr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