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불로 어린이 4명 숨져…같이 있던 부모와 두살 막내는 대피
이날 오전 소방서 등과 함께 3시간가량 화재 현장의 합동 감식을 벌인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는 "불이 출입문과 인접한 거실 바닥에서 최초 발생했다"고 밝혔다.
불이 난 현관 입구에는 TV와 냉장고가 멀티탭에 연결돼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기기와 전선 중에서 합선 등의 전기적 요인으로 인해 불이 났을 가능성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숨진 남매 4명은 모두 방 안에서 누워있는 채 발견됐으며, 특별한 외상은 없어 질식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3시 28분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의 한 3층짜리 빌라 1층에서 불이 났다. 불은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40여분 만인 오전 4시 16분에 꺼졌으나, 집 안에 있던 나이지리아 국적 어린이 4명이 숨진채 발견됐다. 사망자는 11살과 4살 여아, 7살과 6살 남아로, 이들은 모두 남매 사이였다.화재 당시 집 안에는 사망자들의 부모와 2살 막내까지 모두 7명이 있었다. 거실에서 불길이 치솟자 부모가 막내를 대피시켰지만, 다른 자녀들은 미처 구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빌라 건물에 살던 다른 나이지리아인 3명과 우즈베키스탄인 2명, 러시아인 1명 등 6명이 경상을 입고, 37명이 대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이들 가족은 2년 전에도 집 안에서 불이 나는 사고를 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월 8일 낮 12시 37분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의 3층짜리 빌라 반지하에서 불이 났다. 반지하 집에는 이번 선부동 빌라 화재로 어린 자녀 4명을 잃은 나이지리아 국적의 50대 A씨가 살고 있었다. 당시 불로 A씨의 아들 B군(당시 5세)이 2도 화상을 입었고, A씨의 아내 C씨(당시 39세)와 작은아들(당시 4세), 막내딸(당시 2세) 등이 연기를 흡입해 치료받았다.
당시 소방당국은 집 안 거실 소파 부근의 벽면 스위치에서 불이 시작된 점은 근거로 전기적 요인에 의해 불이 났을 것으로 추정했다. 김성준기자 illust7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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