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14층 높이 `LNG선`… "중국은 절대 못따라 옵니다"

입력: 2023-03-26 08:51 이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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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를 가다

"고부가가치선은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만들고 있습니다. 중국이 따라오려면 아직 멀었죠." 지난 22일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만난 이만수 조선 프로젝트 매니저(부장)는 이렇게 말하면서 자신감을 표현했다.

그는 현재 건조중인 17만4000입방미터(㎥)급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갑판 위에서 글로벌 LNG선 수주 시장에서 현대중공업이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대중공업은 지금까지 2300여척을 만들었는데 그 중 90여 척이 LNG선이었다"며 "세계적으로 배를 가장 많이 만드는 회사라고 생각하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직접 둘러본 LNG운반선은 2020년 말 계약한 선박으로 2021년 6월 공사에 착수해 오는 5월 해상 시운전을 앞두고 있다. 해상 시운전이 완료되는대로 6월 중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 LNG선은 높이가 46미터로, 일반적인 아파트 14층 건물 높이와 맞먹는 크기라고 한다.

이날 현장에 방문한 기자단들 중 일부는 선박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나머지는 계단을 이용해 선박에 올랐다. 가파른 계단을 4~5층 가량 연속해서 올라가야 중간 갑판까지 겨우 도달할 수 있었다.

조타실까지는 또 3~4층 가량 더 올라가야 할 정도로 선박의 높이는 상상 이상으로 높았다. 군생활을 하면서 3000톤급 해양겅찰선박까지 승선해 본 경험이 있지만, 그 당시 탔던 선박보다 이날 탄 LNG선이 2배는 더 크게 체감됐다. 좁고 긴 통로를 지나 조타실까지 3~4층 가량 더 올라가니 선박의 전체 모습과 거대한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 전경을 볼 수 있었다.

50m에 육박하는 높이까지 올라왔지만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를 한 눈에 담기에는 부족했다.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는 총 192만평(635만㎡)으로,여의도 면적의 약 3배에 달하는 크기다. 이렇게 큰 선박이지만 정작 승선 인원은 얼마 안된다고 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에 따르면 약 30여명의 승무원이 탑승해 이 거대한 선박을 조종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LNG선 외에 엔진을 만드는 공장도 직접 둘러봤다. 처음에는 엔진을 만드는 공장이라고 해서 열기가 꽤 있을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공장 내부는 서늘한 편이었고 여러 공정에 따라 기계가 배치된 모습이 자동차 공장을 방문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내부 소음은 꽤 큰 편이어서 옆 사람이 말하는 것도 잘 들리지 않았다.

현대중공업은 글로벌 수주 시장에서 꾸준히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2020년 6%였던 수주점유율은 2021년 8%, 2022년에는 10%까지 늘었다. 수주가 늘면서 인도하는 선박 규모도 늘리고 있다. 지난해 총 38척을 인도한 현대중공업은 올해 이보다 더 규모를 늘린 총 46척을 인도할 계획이다.

이 부장은 중국과의 수주 경쟁에서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는 "LNG선은 보온하는 기술력이 중요한데 그 부분에서 우리는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중국은 우리가 건조하지 않는 선박을 위주로 수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 선박 분야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그는 "국제 환경 규제에 맞춰 기술개발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며 "이 선박 역시 연료비를 기존 대비 10~15% 가량 절감할 수 있는 장치가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울산=이상현기자 ishs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