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집 나간 뒤 9개월된 아들 혼자 키워
20대 엄마, 크리스마스·새해 첫날에도 남자친구 만나 외박
20개월에 불과한 아들 영양결핍 등으로 사망
20대 엄마, 크리스마스·새해 첫날에도 남자친구 만나 외박
20개월에 불과한 아들 영양결핍 등으로 사망
남편이 집을 나간 뒤 홀로 아이를 키운 20대 엄마는 아기를 집에 혼자 둔 채 PC방이나 여행을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공소장에 따르면 지난달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24)씨는 2021년 5월 아들 B(2)군을 낳았다.
그러나 잦은 부부싸움 끝에 남편은 지난해 1월 집을 나가자, A씨는 혼자 당시 생후 9개월인 아들 b군을 키워야 했다.
혼자서 육아를 담당해야 했던 A씨는 처음에는 낮이나 새벽에 1시간 정도 아들을 집에 두고 동네 PC방에 다녀오곤 하다가 점차 외박까지도 했다. 처음 외박한 지난해 5월에는 밤 10시쯤 PC방에 갔다가 다음 날 오전 6시 넘어 귀가했다. PC방 방문 횟수도 늘었다. 한 달에 한 두차례이던 게 지난해 8월 5차례, 9월 8차례로 점차 늘었다. 그때마다 이제 갓 돌이 지난 B군은 집에 혼자 남겨졌다.
지난해 11월 무렵 남자친구 B씨를 사귀기 시작하면서 외박 횟수도 늘었다. 지난해 11월 9일 오후 아들을 집에 혼자 둔 채 B씨와 강원 속초로 여행을 갔다가 18시간 뒤인 다음 날 오전 귀가했다.
B군은 크리스마스 날에도 17시간 넘게 혼자 집에 방치됐다. 새해 첫날에도 A씨는 남자친구와 서울 보신각에서 시간을 보내며 집을 비웠다.
검찰은 공소장을 통해 지난해 1월부터 1년간 B군이 집에 혼자 방치된 횟수가 60차례이며 이를 모두 합치면 544시간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 30일 아들만 놔둔 채 남자친구를 만나러 집을 나갔고, 사흘 뒤인 2월 2일 새벽에 귀가했다.
당시 B군은 혼자서 음식을 제대로 챙겨 먹을 수 없는 생후 20개월이었다. 옆에는 김을 싼 밥 한 공기만 있었다. 결국 B군은 탈수와 영양결핍 증세로 숨을 거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장시간 음식물이 공급되지 않아 사망했을 가능성 있다"는 판단이 나왔다.
A씨에게는 아동학대살해 혐의뿐 아니라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유기·방임 혐의가 적용됐다. 그러나 A씨는 지난달 27일 구속 기소된 이후 아직 한 번도 반성문을 법원에 제출하지 않았다.
첫 재판은 다음 달 18일 오전 인천지법 324호 법정에서 열린다. 김성준기자 illust7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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