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얼굴) 대통령은 20일 "한일관계 개선 및 협력에 관해 국민들께서 체감할 수 있도록 각 부처는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오전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한일정상회담 이후 일본의 수출규제 해제와 한국·일본 경제계의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미래청년기금) 신설 등 성과보다 '굴욕외교' 등 부정적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후속조치의 속도전을 지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일본 측이 한일정상회담에서 독도와 위안부 문제를 언급하거나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 해제 등을 요구했다는 등의 언론 보도가 반복되는 것도 윤 대통령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는 눈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일정상회담에서 독도 영유권과 위안부 합의 문제가 거론됐다는 일본 현지 보도와 관련해 "우리 외교당국이 일본 언론의 왜곡 보도에 유감 표시와 함께 재발 방지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독도나 위안부 문제는 논의된 적이 없다고 명확히 말한 바 있다"며 "아무 근거도 없이 일단 내지르고,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 슬그머니 빠지고, 일본 언론 행태에 그런 게 있는지 모르겠지만, 대한민국 언론 행태에는 그런 게 없기를 바란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일본의 산케이신문은 이날 한일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일본군 위안부 합의 이행과 후쿠시마 수산물 등에 대한 수입 규제 철폐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일본 NHK와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기시다 총리가 위안부 합의의 착실한 이행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일정상회담에서 구체적으로 두 정상이 말했는지 공개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뒤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규제 문제는 일본의 정치권 인사들이 윤 대통령을 예방하는 자리에서는 나왔다. 얘기의 95%는 한국 정부의 결단과 한일정상화딤에 대한 고마움, 협력하겠다는 것이었고, 나머지 5%가 자신이 속한 정당이나 지역구, 단체의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외교채널을 통해 적절한 입장을 표시했다"며 "우리 정부의 입장은 명확하다. 우리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일이 있다면 절대로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적으로 안정성이 증명돼야 하고, 정서적으로도 국민들이 실제로 안전하다고 느껴야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도쿄 한 호텔에서 일한협력위원회 회장인 자민당 부총재 아소 다로 전 총리 등 위원들을 접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