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혼인 19만1690건에 그쳐
예식장 재개에도 반등은 없어
출산율 감소도 피하기 힘들듯
예식장 재개에도 반등은 없어
출산율 감소도 피하기 힘들듯
출산율의 전제조건인 혼인 건수가 지난 20여년새 반토막 났다. 특히 코로나 확산으로 예식장들이 문을 닫아 일시적으로 떨어졌다고 여겨진 혼인 건수는 작년에도 반등하지 않았다. 물론 미뤄졌던 결혼이 올해 성사되면서 혼인 건수도 기술적 반등을 이뤄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장기적인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이런 배경에는 결국 경제적인 이유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우리나라 혼인 건수는 지난 1996년(43만4911건)을 기점으로 추세적인 감소세다. 2003년(30만2503건) 30만건 언저리로 줄어든 뒤 2007년(34만3559건)까지 소폭 반등했지만, 작년(19만1690건) 기준으로는 20만건 아래로 내려앉았다. 이에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 역시 과거 9명 선에서 지금은 3명대로 추락한 상황이다.
더구나 최근 수년새 혼인 건수가 줄어든 데는 코로나 거리두기에 따른 예식장 폐쇄 조치 영향이 작용했다. 2012년부터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전인 2019년까지 전년 대비 혼인 건수 감소율은 적게는 -0.6%에서 많게는 -7.2% 수준이었다가, 2020년(-10.7%)과 2021년(-9.8%)에 감소 폭이 더 커졌다. 다만 혼인 건수는 예식장 재개와 함께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작년에도 줄었다.
혼인 건수가 급감한 것은 부동산 등 경제적인 이유로 젊은 층의 결혼 기피 경향이 짙어졌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신 씨는 "혼자 살 때는 원룸에서 생활해도 상관없지만, 결혼을 하면 아파트가 아니고서는 안 되는 게 현실"이라며 "주변 눈치도 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보고서를 보면 전세나 월세로 거주할 경우 자가 거주자보다 결혼 가능성이 23.4%, 65.1%씩 줄어들었다. 조세재정연구원도 주택 매매가가 오르면 조혼인율이 내린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문제는 미혼모 출산이 적을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 특성상 혼인 건수가 줄어들면 출산율 역시 감소세를 피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경제 현안 분석' 보고서에서 올해 2~5년차 신혼부부 수(81만쌍)가 작년 대비 약 6만6000쌍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예정처는 "상용직과 정규직, 대기업에 고용된 경우 결혼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며 "혼인율 또는 출산율이 반등하지 않으면 올해 출생아 수는 작년보다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혼을 원하지만, 경제적 사유 등으로 결혼하지 못하는 국민을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저출산 정책에 혼인요인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동준기자 blaa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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