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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DT인] 연구현장·공직 거친 `변신 엔진`… "과학기술 빛나게 할 금융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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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R&D 경제성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금융역할에 눈떠
올해 자산운용 수익률 5% 목표… 노후설계·컨설팅도 확대
[오늘의 DT인] 연구현장·공직 거친 `변신 엔진`… "과학기술 빛나게 할 금융 키워야"


김성수 과학기술인공제회 이사장

세상에 이런 과학자가 있을까. 그에게 직업의 경계는 의미가 없다. 새로운 도전에 익숙한 그의 변신은 중년이 되면서 폭발했다.

30년 간의 신약개발 연구자(한국화학연구원)에 쉼표를 찍고, 2007년 공직(과학기술혁신본부 생명해양심의관)으로 자리를 옮기더니 다시 친정으로 돌아와 부원장을 거쳐 2018년 화학연 원장에 올랐다.

그의 '변신 엔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19년 5월 국가 연구개발 예산을 심의·조정하는 차관급 자리인 과학기술혁신본부장으로 점프업 했다. 풍부한 연구현장 경험과 과거 혁신본부 근무 당시 보여준 탁월한 업무 역량, 미래를 내다보는 전략적 사고 등이 그를 혁신본부장에 앉게 했다.

혁신본부장 재직 당시 일본 수출규제 조치에 대응한 정부의 '소재·부품·장비' 대책을 발표하다가 과학기술인의 역할에 호소하던 중 눈물을 보인 일화는 지금까지 회자된다. 소부장 분야 100대 핵심품목을 선정해 기술자립을 위한 정부 R&D 투자를 신속하고 성공적으로 이끌어 주목받기도 했다.

이후 서울대 특임교수를 거쳐 지난해 1월부터 과학기술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그동안 걸어온 R&D, 과학기술 정책, 국가 예산 심의·조정과는 전혀 닿아 있지 않은 새로운 궤도로 자신을 들여 놓았다.

김성수(사진) 과학기술인공제회 이사장은 "연구현장과 공직사회를 거치면서 우수한 R&D 성과들이 산업과 시장에서 경제적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며 "그 과정에서 금융의 역할을 중요하다는 것을 간파하고, 과학기술과 금융의 중매 역할을 하기 위해 과학기술인공제회 이사장 공모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인공제회는 과학기술인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 과학기술 활동 활성화 등을 위해 2003년 설립됐다. 설립 이후 과학기술인 연금, 공제급여 등 다양한 지원사업과 휴양, 건강지원을 위한 복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11만명의 회원과 11조1000억원의 자산규모를 자랑한다.

그는 "매년 국가 R&D 예산이 큰 폭으로 늘어 올해는 100조원 시대를 맞았다"며 "R&D 예산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우수한 과학적 연구성과가 나오지 않는 것도 아닌데, 과학기술을 통한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은 상대적으로 낮은 게 우리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일본과 영국 사례를 들어 과학기술에 금융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설명했다. 그는 "영국은 산업혁명을 통해 제조업 강국에 올라섰지만 지금은 금융만 남아 있고, 일본은 반대로 금융이 발달하지 못했다"며 "우리나라가 일본의 전례를 따라가지 않으려면 과학기술을 빛나게 해 주는 금융을 키워야 하고, 금융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mRNA 코로나 백신이나 챗GPT 같은 혁신적 과학기술 성과는 모두 대규모 자본인 금융의 지원을 받아 혁신을 이뤄낼 수 있었다는 게 김 이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나라가 과학기술 강국에 올라선 만큼 그에 걸맞게 금융을 육성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과학기술인이 금융 분야로 더 많이 진출해 과학기술과 금융의 융합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인공제회가 이런 역할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김 이사장은 "공제회의 설립 목적 중 하나가 '과학기술 활성화'다. 우리 회원들이 애써 개발한 연구성과가 알토란 같은 열매를 맺도록 공제회의 자산을 활용해 물과 영양분이 돼 주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소부장 분야에서 마중물 역할을 하는 펀드를 조성하고, 전체 자산의 5%를 공공기술사업화펀드에 투자할 계획이다. R&D 성과를 금융과 결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도 자산을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과학기술인공제회는 국내 6개 공제회 중 자산 규모로 네 번째다. 하지만 확장성과 발전 가능성은 다른 공제회에 비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우리는 다른 공제회와 달리 회원 확장성이 가장 뛰어나다"면서 "현재 회원 수가 12만명인데, 앞으로 과학기술과 산업발전에 힘입어 잠재 고객만 80만∼12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은퇴 회원은 5000명밖에 안돼 미래가 밝다"고 말했다.

지난해 복합위기 속에서도 공제회는 목돈급여, 적금 등의 금리를 5%대로 유지했다. 회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한 노력의 결과다. 올해 자산운용 수익률 목표는 5.3%다.

김 이사장은 "자산운용에서 리스크 관리가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데, 공제회의 상위기관인 대위원회가 기관 상황을 잘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어 기관 경영과 자산 운용에 큰 힘이 된다"고 밝혔다.

올해는 회원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힘쓸 계획이다. 회원사를 직접 찾아가 공제회와 상품을 제대로 알리고, 은퇴를 앞둔 회원들을 대상으로 안정적인 노후설계를 위한 세미나와 컨설팅도 확대할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올해는 공제회 설립 20주년을 맞은 해로,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기 위해 '2033 미래 비전'을 세우고 있다"며 "금융이 과학기술을 뒷받침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성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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