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규제 해제 전까지 지소미아 정상화 유예,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배출 계획 철회 요구, 독도 영유권 주장과 무분별한 도발 중단 요구 등 조건 내걸어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4일 "윤석열 정부의 대일 무능 외교로 국격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진정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면 이번 한일정상회담에서 최소한 4가지는 제대로 요구하고 관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이 수출규제를 해제하기 전까지 지소미아 정상화를 유예할 것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배출계획 철회를 요구할 것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과 무분별한 도발 중단을 요구할 것 △상당한 자원이 매장됐다는 마라도 남단의 7광도 점유권을 의제로 삼을 것 등 4가지 요구사항을 내건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진행한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가 제3자 변제방식 발표한 지 사흘 만에 일본 외무상은 아예 강제동원은 없었다고 공식 부인했다"면서 "미래 지향적 한일 관계 운운하던 윤 대통령의 뒤통수를 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한국이 일방적으로 양보하면 일본이 호응해올 것이라는 윤석열 정부의 순진한 기대는 처참히 짓밟히고 있다"면서 "가해자인 일본정부는 외교적 이익과 자존심을 챙겼고 피해자인 대한민국은 국가적 손해와 굴욕감까지 떠안은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가 말한 강제동원은 없었다는 발언은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무상이 "강제동원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말한 것을 지칭한 것으로, 일본 정부는 (당시 개별 도항, 모집, 관 알선, 징용 등) 어떤 것도 '강제노동에 관한 조약'상의 강제노동엔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2021년 4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 시절 '당시 한반도는 일본의 식민지배하에 있었고 전쟁 중이었기 때문에 징용 등 형태로 노무에 동원된 이들은 강제노동으로 볼 수 없다'는 이장을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한 적도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일본은 안보 문서를 수정해가며 군사 대국화를 공식화하고 있는데 이번에 안보 협력과 군사적 협력을 추진해 일본에게 날개를 달아주려 한다"면서 "지난 6일 우리 정부가 WTO 분쟁 해결 절차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는데 일본 정부는 아직 수출 규제 해제에 대한 공식 입장 내놓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정부가 자국 내 섬을 재집계했다면서 독도를 포함해 발표했다"면서 "일본과 관계 개선을 위해 독도까지 일본에 내줄 작정이냐"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이 대일 4대 요구를 통해 더이상의 굴욕외교 막고, 대한민국의 국익을 최대한 확보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이야기는 말로 하는 게 아니라 결과로 보여줘야 함을 윤 대통령은 반드시 명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