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발의하면 정국 급랭 우려
尹 거부할 경우 추진키로 방침
72시간 이내 표결 안하면 폐기
민주, 내일 본회의서 처리키로
尹 거부할 경우 추진키로 방침
72시간 이내 표결 안하면 폐기
민주, 내일 본회의서 처리키로
다만 국민의힘은 해임건의안 처리에도 강력 반발하고 있어 불과 하루 남은 예산안 협상의 진통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이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여부에 대해 논의했다. 이미 제출된 장관 해임건의안을 처리할 것인지, 해임건의안을 처리하지 않고 이 장관 탄핵소추안을 추가 발의할 것인지가 논의 주제였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해임건의안을 8·9일 본회의 때 처리하도록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가 이어지는 데 대통령께서 해임건의안을 무겁게 받아들여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탄핵소추까지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임건의안은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때로부터 24시간 이후~72시간 이내 표결하지 않으면 폐기된다. 민주당은 8일 본회의에 해임건의안이 보고되면 9일 본회의에서 이를 처리할 계획이다. 현재 민주당은 169석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단독으로 해임건의안 처리가 가능하다. 헌법 제63조에 명시된 해임건의안은 재적 국회의원 3분의 1(100명) 이상의 발의와 과반(150명)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된다. 다만 해임건의안은 국회를 통과해도 대통령이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윤 대통령은 국회를 통과한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해임건의안을 거부할 경우를 대비해 더 강한 문책 카드를 남겨두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또 예산안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에서 곧장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경우 정국이 급랭할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한 것으로도 보인다. 탄핵안의 경우 국회에서 의결돼도 헌법재판소로 공을 넘겨야 한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헌재에서 이 장관 탄핵소추를 기각할 경우 도리어 정치적 역풍이 일 수도 있다.
반면 여권과 대통령실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방침을 전해듣고 있지만 아직 본회의에서 처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해임건의안이 통과된다는) 가정을 전제로 입장을 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결과가 나오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원래 대통령실은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추진하는 민주당에 직접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최근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국정조사를 하면서 조사대상으로 명시된 장관을 해임한다면 국정조사를 할 의사가 있다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바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상민 해임'에 집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이 길을 잃고, 이성도 잃고, 양심도 잃었다"며 "지난 1일과 2일에도 예산안은 내팽개치고 해임건의안만이라도 처리하겠다고 그토록 우기더니 그새를 못 참고 어떻게든 해임건의안을 통과 시키겠다고 악을 쓰고 있다"고 타격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이런 해임건의안은 정당성도 명분도 전혀 없다"며 "조자룡 헌 칼 쓰듯이 남발하는 해임건의안에 대해 국민 누구도 납득하지 못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무엇이 됐든 무조건 밀어 붙여보겠다는 심보겠으나, 결국 이태원 참사에 대한 명확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의지보다 정쟁의 판을 키워 정치적 주도권을 잡으려는 계략에 불과할 뿐"이라며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장관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엄포는 협박일 뿐이며, 누가 보더라도 예산안과의 연계를 염두에 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평가절하했다.김미경·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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