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 거명된 당권주자군 일부가 반발했고, 친윤(親윤석열) 핵심 일각에서까지 '스스로 당을 왜소하게 만드는 발언'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주 원내대표는 6일 국회에서 당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지난 3일) 대구 정책토론회에서 한 말을 두고 너무 과민반응이고 과장되게 이해를 하는 것 같다"며 "대통령에게 이런 저런 의견을 말한 적도 없고 전혀 관계가 없다"고 일축했다.
주 원내대표의 발언은 지난달 25일 윤 대통령과 당 비상대책위원회 만찬에 이어 30일 단독으로 윤 대통령을 만난 후 나온 것이어서 대통령의 생각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그는 "(3일 토론회 당시 질문자로부터) '(당대표) 외부 영입' 이야기가 나오길래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이 볼 때 지금 준비하는 사람들이 성에 차지 않아서 그런 거 아니겠냐'(말한 것)"이라며 "제가 '어느 분이 성에 차다, 아니다'라고 언급할 것도 아니고 할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또 "당대표의 조건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냐길래 수도권 선거에서 잘 견인할 수 있는 분이라고 했는데 그건 수도권을 언급한 것이 아니다"라며 "수도권 출신이 수도권 선거를 잘 할 수 있다는 보장이 있는 건 아니지 않나. 너무 예민하게 반응할 거 없고 일반론을 얘기한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다만 그는 '수도권 대처 능력'을 거론할 당시 근거로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이외에 최고위원 전원이 수도권 출신"이라고 강조해 울산이 지역구인 김기현 전 원내대표의 반발을 샀다.
아울러 주 원내대표는 '황교안·김기현·윤상현·조경태·권성동·나경원·권영세' 순으로 현존 당권주자군을 거명하며 "2024년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확신이 있는 사람이 안 보인다"는 말을 전했었다. 이날 그는 "어느 특정한 분을 염두에 두고 그런 발언을 한 바가 아니다"며 "선거 승리 조건이라는 것이 있지 않나. 일반론적 조건들에 비춰보면 그런 게 다 필요한 요소라고 이야기 했던 것"이라고 재차 선을 그었다.
한편 윤 대통령과 측근이자 친윤 핵심 4인방 만찬에도 등장한 장제원 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주 원내대표를 겨냥 "예산 통과 문제도 그렇고 국회 운영에 얼마나 많은 현안이 있나", "그런 인물평을 할 때인가", "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시는 분들이 왜 스스로 당을 왜소하게 만드는 발언을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당에서 인물을 키워야지 (왜) 스스로 인물이 없다고 당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해 차기 지도부 선출에 찬물을 끼얹는지 모르겠다"고 제동을 걸었다.
이외에도 당권주자인 김 전 원내대표가 지난 4일 "지난 4번(18~21대)의 총선 결과를 보더라도 최소한 수도권 당대표를 내세워야 총선에서 승리한다는 주장은 틀렸다"며 주 원내대표의 발언을 반박했다. 이날은 나 전 원내대표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내부 총질'보다 더 나쁜 것이 '내부 디스'"라며 "'그동안 나온 사람들은 다 문제 있다' 이런 식으로 늘 매도하는 게 우리 당의 정말 고질병"이라고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