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연초대비 79.8%나 떨어져
상폐 앞둔 '위믹스' 가치도 급락
공시 없이 1.8억개 위믹스 유통
'거래소 갑질' 주장에도 신뢰 타격
오늘 가처분 첫 심리, 결과 촉각
상폐 앞둔 '위믹스' 가치도 급락
공시 없이 1.8억개 위믹스 유통
'거래소 갑질' 주장에도 신뢰 타격
오늘 가처분 첫 심리, 결과 촉각
게임 '미르의 전설' 운영사 위메이드가 자체 발행한 가상화폐 '위믹스'의 상장폐지와 관련, 법원의 가처분신청 첫 심리가 2일로 예정된 가운데 위메이드 측의 공시가 논란을 이어가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위메이드 주가는 이날 전거래일보다 2500원(7.19%) 오른 3만800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28일 3만2220원까지 떨어진 후 소폭 반등했지만 연초 18만8100원에서 79.7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4조8436억원 이상 증발했다.
위메이드가 발행한 암호화폐 위믹스도 급락세다. 이날 오후 5시 15분 현재 빗썸에서 638원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상장폐지가 결정되기 전날(11월23일) 대비 72.81% 떨어졌다.
위메이드 주가와 위믹스 가치가 동시에 급락한 주된 이유는 위메이드가 투자자에게 제때 정보제공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퇴출 결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위메이드는 지난 10월 회사가 계획했던 유통량 보다 7000만개 가까운 위믹스를 추가 유통한 사실이 드러나며 국내 4대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로부터 투자 유의종목에 지정됐다. 위믹스 7000만개는 약 1750억원 규모다.
이후 거래소 협의체(DAXA)와 위메이드는 16차례 소명과정을 거쳤지만, 4대 거래소는 지난달 24일 위믹스에대한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중대한 유통량 위반과 잘못된 정보제공, 자료의 오류 및 신뢰훼손이 사유였다.
4대 거래소에 따르면 위메이드의 유통량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위메이드는 지난 1월 투자자에게 별다른 고지없이 총 2271억원 규모의 위믹스(1억800만개)를 현금화한 사실이 밝혀지며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가상자산 시장은 주식시장과 달리 대규모 거래에 대한 공시의무가 없지만, 상장사인 위메이드가 대규모 자산(가상자산) 매도 사실을 고지하지 않으면서 위메이드 주주에게 예상치 못한 손실을 안겼다는 비판이 나왔다.
당시 위메이드는 가상자산을 발행하며 만든 백서(사업계획서)에 따른 결정이라고 해명하며, 현금화한 자금을 생태계 확장을 위해 사용했다고 밝혔다. 장현국 대표는 또 제도적 미비를 지적하며, 앞으로는 주식시장처럼 위믹스 유동화(매매) 내용을 공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위메이드는 1년이 채 되지 않아 또 다시 유통량 문제를 일으키면서 회사의 가상자산 사업뿐 아니라 시장 전체의 신뢰도에도 타격을 입힌 모양새다. 위메이드 측은 '거래소의 갑질'이라고 주장하며 이번 사태의 모든 원인을 거래소로 돌리고 있지만, 유통량 위반에 대해선 정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로써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에게 돌아갔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 업계는 이에 따라 위메이드 사업 전반에도 제동이 걸린 것으로 보고 있다. 위메이드는 올해 3분기 영업손실 280억3600만원을 내며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상장폐지에 따른 영향으로 위믹스 플랫폼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는 불가피하다"라며 "내년 1분기까지 100개 게임의 온보딩 목표 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위메이드는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 효력을 정지시키기 위해 '업비트'와 '빗썸'을 대상으로 한 가처분 신청을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한 상태다. 장 대표는 "거래소로부터 유통량에 대한 정의와 가이드라인에 대해 받지 못한 상황에서 피드백도 없이 일방적으로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주장하며, 가처분 신청에 그치지 않고 필요하다면 형사상 소송까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처분신청 첫 심리는 2일로 예정돼 있다. △유통량 공시 문제 △거래지원 종료 결정 과정에서의 절차적 합리성 △투자자 피해 규모가 주요 쟁점이다. 위메이드는 법무법인 율우·화우, 김앤장 등 대리인으로 선임했으며,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법무법인 세종이 대리인이다.
한편 재판부는 지난해 상장폐지 통보를 받았던 가상자산 피카프로젝트, 드래곤베인의 가처분 신청을 각각 기각한 바 있다.
강현철기자 hckang@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