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글로벌 액셀러레이터'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리틀 신격호'를 꿈꾸는 국내 청년 창업가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롯데가 만든 프로그램이다.
30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처음 도입한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 13개사 중 10개사가 미국 현지에 법인이나 지사를 설립했다.
인공지능(AI) 프로그램 개발자를 위한 자동화 솔루션 업체 '베쓸에이아이'와 비대면 관절 재활 운동 치료 솔루션 업체 '에버엑스' 등이 미국에 회사를 세우고 본격적인 시장 진출 전략을 수립 중이다.
롯데는 이 중 3개 업체에 직접 투자를 하기도 했다.
중고자전거 거래 플랫폼 '라이트브라더스는' 롯데에서 총 38억원을 투자받았고, 이후 기업가치가 3배가량 뛰었다.
라이트브라더스는 지난달 롯데마트와 재생 자전거 팝업 매장을 열고 롯데호텔과는 인바운드 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롯데 계열사와도 활발하게 협업 중이다.
6억5000만원을 투자받은 AI테스팅 플랫폼 '바비디'는 7월 기준 누적 매출 11만달러를 달성했다. 바비디 애플리케이션 사용자는 17만명으로 이달까지 13개 기업 고객사도 확보했다.
개인 맞춤형 미국 이민 신청 지원 플랫폼 '로플리'는 롯데에서 6억원을 투자받아 기업 가치가 2배가량 높아졌다. 지금까지 로플리가 지원한 이민 신청 건은 80만건에 달한다.
글로벌 액셀러레이터는 롯데가 지난해 창업주인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탄생 100주기를 맞아 국내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는 데 디딤돌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다. 1세대 청년 창업가였던 신 명예회장의 도전 정신과 창업 정신을 기리기 위해 롯데벤처스를 통해 해외 법인 설립 등을 돕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청년 창업가에 대한 지원을 이어간다.
내달 3일 롯데월드타워의 신격호 기념관에서 청년창업 기념식을 열고 올해 선발한 10개사에 대한 시상식을 진행한다.
하이엔드 영상제작 및 거래중개 플랫폼 '지로'와 구독결제 간편화 서비스 '스텝페이' 등이 올해도 해외 진출을 위한 지원금 등을 받게 된다.
특히 롯데는 올해는 더 많은 스타트업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12월 11일까지 실리콘밸리 연수 프로그램 참가 기업도 별도로 모집한다.
실리콘밸리 연수 프로그램에 선발된 업체에는 롯데벤처스가 직접 투자를 하는 등 후속 지원도 할 계획이다.
롯데 관계자는 "글로벌 진출에 대한 충분한 잠재력을 보유한 국내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액셀러레이터를 통해 날개를 달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후속 투자를 통해 신격호 롯데 창업주의 글로벌 개척 정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