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矯角殺牛 <교각살우>](http://contents.dt.co.kr/images/202210/2022102802102369660002[1].jpg "[古典여담] 矯角殺牛 <교각살우>")
바로잡을 교, 뿔 각, 죽일 살, 소 우. 교각살우. 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뜻으로, 결점이나 잘못된 점을 고치려다 도리어 일을 그르치는 것을 의미한다. 수단과 방법이 과하다는 것을 지적할 때 쓰인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소탐대실(小貪大失)과 비슷한 의미다. 중국 고사에서 유래했다.
예전에 중국에서는 종(鐘)을 만들 때 뿔이 곧게 나 있는 잘 생긴 소의 피를 종(鐘)에 바르고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다. 한 농부가 제사에 쓸 소를 고르는데, 욕심이 나서 조금 구부러진 소의 뿔을 곧게 펴려다 그만 뿔을 뿌리 채 뽑아 소가 죽었다. 이웃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뿔을 펴려다 소를 잡았다고 한 말이 교각살우다.
세계 주요 국가들의 중앙은행들이 고물가(뿔)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고 있다. 물가가 오르면 경제주체들의 가처분소득이 감소하는 효과가 일어난다. 부자 자산가와 중산층 이하 임금소득자간 역(逆)소득재분배 현상도 피할 수 없다. 장기화되면 민간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어들면 기업 투자가 줄어 경제는 활력을 잃게 된다.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상은 그래서 불가피하다.
그러나 물가라는 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라 할 수 있는 경제를 잡아서는 안 된다. 그런 조짐이 미국에서 나타나고 있다. 미 연준(Fed)이 최근 세 번에 걸쳐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을 밟으며 금리를 올렸으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여전히 8%대를 기록하는 등 고물가가 요지부동이다. 그에 따라 연준이 비싼 비용만 지불하고 물가와의 전쟁에서 지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점이다. 경기침체의 전조로 받아들이는 미국 장단기 국채의 금리 역전이 이미 지난 7월 10년물과 2년물간 일어났고 최근에는 10년물과 3개월물간에도 금리가 역전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목표 물가 수준인 2% 근처까지 물가가 잡히지 않는 한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라고 호언했다. 자칫 교각살우를 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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