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해리스 "전기차 우려 잘 알아"… 修辭 아닌 결과로 이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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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29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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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을 만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IRA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차별 조치에 깊은 우려를 거듭 표명하면서 미국의 각별한 배려를 요청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우려에 공감하면서 지속적인 조율과 협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나 자신은 물론이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한국 측의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법률 집행 과정에서 우려 해소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집행과정에서 한국 측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잘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또한 해리스 부통령은 역내 평화 안정을 위한 핵심축으로서 한미동맹이 더욱 발전해 나가도록 자신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두 사람은 85분 가량 의견을 교환했다. 당초 예정했던 40분 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시간이다.

IRA는 미국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핵심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하는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대차 등 한국 기업들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어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 법으로 인해 미국 전기차 시장 2위인 현대차는 현재 입지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지만 뒤통수만 맞은 격이 됐다. 여기에는 바이든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가 자리잡고 있다.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오랜 동맹인 한국의 희생은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얘기인 것이다. "미국의 적이 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지만 친구가 되는 것은 치명적일 수 있다"는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의 말처럼, 동맹이라도 국익은 또 다른 별개문제라는 냉엄한 현실을 확인시켜 준다.

미국의 전기차 차별은 단순히 개별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향후 우리나라의 미래차 경쟁력과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게다가 이번에 이런 차별을 시정하지 못하면 앞으로 반도체 등 다른 산업에서도 비슷한 피해가 속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직 시간은 남아있다. 입법이 완료됐다지만 올 연말에야 시행령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남아 있는 시간 동안 우리는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다행히 "한국측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는 해리스 부통령의 발언은 기대감을 높여준다. 해리스 부통령의 발언이 외교적 수사가 아니기를 바란다. 반드시 의미있는 결과로 이어져 한미 간 신뢰와 호혜의 정신을 다지는 계기로 작동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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