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테크 기업 韓시장 70% 차지
알리바바 이어 화웨이도 진출 속도
빅2 격돌에 토종기업들 위축 우려
알리바바 이어 화웨이도 진출 속도
빅2 격돌에 토종기업들 위축 우려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면서 아마존, MS(마이크로소프트), AWS(아마존웹서비스), 구글 등 미국에 이어 중국 빅테크도 국내 시장을 겨냥해 클라우드 등 엔터프라이즈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에 국내 엔터프라이즈 시장이 미·중 빅테크 기업의 경연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화웨이는 고강도 미국 제재의 돌파구로 엔터프라이즈 사업을 꼽고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황 디(Huang Di) 한국화웨이 엔터프라이즈비즈니스그룹(EBG) 부사장은 지난 19~21일 태국 방콕에서 개최된 '화웨이 커넥트 2022'에서 한국 언론들을 만나 "향후 2~3년 내 엔터프라이즈 사업 비중을 한국화웨이 전체 매출의 50%까지 끌어올리고 핵심 사업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행사에서 '디지털화의 촉발(Unlease Digital)'을 슬로건으로 내건 화웨이는 디지털 전환에 발맞춰 제조, 금융, 공공부문 파트너사와 함께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겨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화웨이는 국내 시장에서 '도라도(Dorado)' 스토리지, 와이파이6 등의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제조 기업은 화웨이 스토리지를 제조 공정에 도입하고, 물류 기업은 화웨이 와이파이6로 지능형 캠퍼스를 구현하는 식이다. 화웨이는 DCI(복수의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솔루션) 제품으로 한국 ISP(인터넷서비스기업)의 데이터센터 간 상호 연동도 지원한다.
지난해 기준 화웨이 전체 매출 약 122조원 중 한국화웨이 매출은 2816억원 규모로 비중이 크지 않다. 화웨이가 한국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ICT 신기술 도입에 적극적이고 발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황 디 부사장은 "한국 ICT 산업은 전세계를 선도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국가 중 가장 성숙한 5G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 전환을 위한 개인·기업 수요가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사이버 보안 이슈에 대해서는 "기술적 관점에서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황 디 부사장은 "화웨이는 지난 30년간 전 세계 인구 3분의 2를 대상으로 170여 국가와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해 왔는데 지금까지 사이버 보안이나 프라이버시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연간 R&D 예산의 5%를 사이버보안 및 개인정보보호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고 영국, 독일, 벨기에 등에 사이버보안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NESAS, CC, PCR 인증 등 사이버 보안 관련 270개 이상의 글로벌 보안 인증을 취득해 국제 보안 표준에 부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내 주요 기업·기관의 클라우드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해외 빅테크 기업들의 진입이 빨라지고 있다. 한국IDC에 따르면,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14.8% 성장해 3조8952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이미 미국 빅테크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특히 시장의 약 70%를 미국 AWS가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중국 기업도 시장을 두드리면서 국내 기업들이 긴장하는 모양새다. 알리바바는 지난 3월 서울에 첫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오픈하며 사업 확장에 나섰다. 자사 클라우드와 생태계를 활용해 한국 중소기업과 브랜드들이 중국,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도록 돕겠다는 전략이다.
KT, 네이버, 카카오, NHN 등 토종 기업들도 클라우드 사업에 투자하고 있지만 해외 빅테크에 비해 규모와 업력에서 밀리는 상황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자회사인 네이버클라우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KT와 NHN도 클라우드 전문 기업을 출범시켰다. 삼성SDS, LG CNS, SK C&C 등도 클라우드 관련 사업에 나서고 있지만 클라우드 서비스 자체보다는 MSP(클라우드 관리서비스)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태국(방콕)=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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