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인플레 공포에 금융시장 패닉…더 높은 방파제 쌓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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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14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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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發) 인플레 공포로 국내 금융시장이 맥없이 무너졌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3%로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비록 두 달 연속 하락세였지만 전문가 전망치 8.0%보다는 꽤 높은 수준이었다. 미국 물가가 정점을 통과했을 것이란 기대는 산산이 부서졌다. 이에 따라 미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넘어 울트라스텝(1.00%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층 공격적 긴축이 예고되면서 뉴욕증시는 2년 만에 하루 최대 폭락을 기록했고 그 여파는 바로 우리나라에 미쳤다. 14일 코스피는 1.56%, 코스닥은 1.74% 각각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17.3원 오른 1390.9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390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13년 5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외풍에 취약한 우리 경제의 취약성이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이렇게 미국이 최소한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이 확실시되면서 한은의 고민은 더 깊어지게 됐다. 한·미 금리 격차 확대가 불가피한 탓이다. 이를 해소하려면 한은도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대폭적으로 추가 인상을 해야 한다. 하지만 금리 인상은 가계·기업의 부채 부담을 늘리고 소비·투자를 위축시켜 경기를 악화시킨다. 특히 가계부채 리스크가 큰 한국으로선 빠른 금리 인상은 '부채 폭탄'의 뇌관에 불을 댕길 수도 있는 문제다. 불황 속에서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촉발시킬 수도 있다. 게다가 달러화 초강세로 무역수지 적자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다. 무역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선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지난 1997년 IMF 사태 이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복합위기다.

윤석열 정부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됐다. 엄중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금융시장이 무너지지 않도록 총력을 쏟아야 한다. 무엇보다 금융위기 발발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는 강력한 방파제를 쌓아야 할 것이다. 지금보다 더 높은 방파제를 구축해 태풍을 막아내야 한다. 과감한 규제혁파로 성장동력을 살려 우리 경제의 신뢰성을 높이고, 통화스와프 등을 통해 외환시장의 불안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 원칙과 긴 안목을 가지고 일사불란하게 대응해 재도약을 이끌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정치권은 정쟁을 멈추고 협치로 돌아와야 한다. 국민들은 머리를 맞대고 나라 앞날을 걱정하는 정치를 간절하게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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