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청구해도 빨라야 한달 후
은행선 전세대출 연체이자 독촉
서울·경기 피해액 2502억 달해
은행선 전세대출 연체이자 독촉
서울·경기 피해액 2502억 달해
12일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 A씨의 이같은 사연이 공개됐다. 최근 주택 매매가가 주춤하면서 전세가와의 격차가 좁혀지는데서 나아가 역전되는 '깡통전세' 현상이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A씨를 비롯한 임차인들은 혹시나 전세금을 떼일까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하지만 제때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A씨는 "모 보증보험사의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한 상태로 만기일을 지나 청구하면 두 달 정도면 전세금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며 "그런데 전세 대출금을 만기일에 맞춰 은행측에 갚지 못하면 신용점수가 깎이고 연체이자를 물게 된다"고 밝혔다. A씨는 "이 같은 상황을 피하려면 임대차 계약을 연장해야 하지만 보증보험측은 계약을 연장하면 전세금반환청구를 할 수 없어 계약연장을 하면 안 된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증보험측은 은행에서 한시적으로 전세대출상환 기간을 연장해줄 것이라고 했지만 은행측은 연장을 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주택임대차·보증금 반환 등의 상담을 지원하는 서울시 월세보증금지원센터 관계자는 "은행의 대출 상품상 상환일과 보증보험의 전세금 반환일 규정이 맞물리지 않기 때문에 임차인이 곤란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GI서울보증보험 관계자는 "전세대출금을 만기일에 맞춰 상환하지 못해 임차인이 신용등급 하락과 연체이자를 무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이런 사정을 감안해 최대한 빨리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절차를 진행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서류 처리 등에 따라 신속히 처리해도 30일가량 시간이 걸린다. 전세금이 임차인 소유가 아닌 경우 반드시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해야 만기일에 전세금을 반환받지 못해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세보증보험은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후 계약자가 임차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을 때 △임대차 기간 중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계약자가 배당절차에 참여해 배당을 요구했지만 임차보증금을 받지 못했을 때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준 임대차계약서상 임차보증금액(전셋값)을 돌려받는 보험이다. HUG주택도시보증공사와 SGI서울보증, HF한국주택금융공사 등에서 이런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한편 양경숙 민주당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까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는 1595건으로 집계됐다. 사고 금액은 3407억원으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경기 지역의 피해액이 2502억원에 달해 피해액의 73.4%를 차지했다.
이민호기자 lmh@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