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5일 '유출지하수 활용 확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국에서 발생하는 유출지하수는 연간 1억4000만톤에 달한다. 팔당댐 저수용량(2억4000만톤)의 60%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 중 11%만 도로살수 등으로 이용되고, 나머지는 하수나 하천유지용수로 방류된다.
환경부는 유출지하수 발생량 대비 이용률을 2030년에는 20%, 2050년에는 4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러한 내용은 현재 수립 중인 '제4차 국가지하수관리기본계획'에도 담긴다. 환경부 관계자는 "버리는 물로 인식되던 유출지하수를 도시 물순환 체계에 기여하는 핵심 수자원으로 탈바꿈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지하철과 터널 등을 '관리대상시설'로 지정해 계획과 설계 단계에서부터 유출지하수를 관리토록 할 방침이다. 유출지하수 이용 의무대상인 지상건축물 범위도 2027년까지 굴착깊이 10미터 이상 건축물로 확대한다. 현재 생활용수 중에서 소방·청소·조경·공사·화장실·공원·냉난방 등 용도로만 쓸 수 있는 유출지하수 이용 폭도 늘린다. 생활용수뿐 아니라 농업·어업·공업용으로 활용하고, 가뭄 등 물 부족시 비상수원으로도 쓸 수 있도록 개선할 예정이다.유출지하수를 이용하면 하수도 사용료를 감면해주는 규정도 내년까지 마련한다. 유출지하수를 쓰는 시설·건축물의 취득세를 감면하는 방안도 도입한다.
환경부는 특히 유출지하수를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시도에 나선다. '지하수열' 개념을 2023년까지 도입하고, 2027년까지 유출지하수가 발생하는 11곳을 지정해 지하수열 활용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하수는 비열이 높아 여름에는 대기보다 차갑고, 겨울에는 더 따뜻한 물리적 특성을 지니고 있는데, 이를 냉난방 에너지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의해 신재생에너지에 지하수열을 포함하는 방안도 같이 추진한다. 유출지하수로 냉난방을 하거나 전기를 생산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였다면 이를 감축실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유출지하수 활용업'을 신설해 2025년까지 탄소배출권 시장에 진입하는 구상도 내놨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종합대책은 탄소중립 실천, 유출지하수 관리체계 개선, 다용도 복합 활용사례 구축 등 유출지하수의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김동준기자 blaam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