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어봅시다] "尹정부에 소주성 설계자 말되나"…홍장표 자진사퇴 압박한 韓총리

국책연구기관에 '어색한 동거'
"너무 안맞아…바뀌어야 한다"
전현희 등 일부는 버티기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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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겨냥,"소득주도성장 설계자가 KDI 원장으로 앉아 있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자진 사퇴를 압박했다.

윤석열 정부가 새 경제 정책으로 '민간·기업·시장 주도 성장'으로 방향을 설정해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설계한 인물이 국책 연구기관장 자리에 적합하지 않다는 뜻을 국무총리가 발언하면서 전·현 정부간 충돌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한 총리는 지난 28일 정부세종청사 총리 공관에서 열린 취임 1개월 기자간담회에서 "(KDI 원장과 정해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이) 윤석열 정부와 너무 안 맞아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면서 "KDI에 소주성 설계자가 앉아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되지 않느냐"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두 사람의) 임기가 너무 많이 남았다"면서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원장의 임기는 2024년 5월말, 정 이사장 임기는 2024년 3월말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들이 현 정부와 정책적 철학이 맞아 국정운영을 같이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KDI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모두 국무총리실 산하기관이다. 여권에서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임기 2023년 7월말)과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2023년 6월말) 등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이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 총리가 전임 정부때 임명된 두 기관장들을 교체해야 한다고 발언했지만 대부분의 공공기관 기관장들은 '버티기'를 하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 정보 공개 시스템 '알리오'에 등록된 공공기관장 임기를 분석한 결과 공공기관 370곳 가운데 69%(256곳)의 기관장 임기가 1년 이상 남아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공공기관장 10명 중 7명이 윤석열 정부와 1년 넘게 손발을 맞춰야 한다는 의미다. 새 정부는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기관장들과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기보다 '자진사퇴'를 선택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의 블랙리스트 사건, 산업통상자원부의 발전공기업의 사장 퇴임 압박 의혹이 유죄판결을 받거나 검찰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새 정부는 임기가 남은 공공기관장들을 내보낼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정권 교체기마다 반복되는 인사 갈등이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학자들은 자기가 가진 연구의 지향점이 곧 자신의 소신인데 그 소신이 이 정권에 맞지 않는다면 본인이 사퇴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현 정부간 인사를 놓고 불협화음이 나고 있는데 국민들에겐 보기 안좋다"면서 "대통령 임기에 맞게 기관장의 임명기한을 정하거나, 대통령의 임기와 일치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짚어봅시다] "尹정부에 소주성 설계자 말되나"…홍장표 자진사퇴 압박한 韓총리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28일 세종공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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