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뷰] 아프간 강진 1000여명 참사…유엔 "사상자 더 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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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뷰] 아프간 강진 1000여명 참사…유엔 "사상자 더 늘듯"
아프가니스탄 호스트주의 한 마을에서 지진으로 무너진 집 앞에 앉아있는 아이들[AP=연합뉴스]

[글로벌 뷰] 아프간 강진 1000여명 참사…유엔 "사상자 더 늘듯"
22일(현지시간) 강진이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동남부 파크티카주의 주민들이 부상자를 이불로 감싸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있다. [바흐타르=AP 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한밤중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규모 5.9의 강진은 잠을 자던 파크티카주와 호스트주의 주민 10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피해는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

라미즈 알라크바로브 유엔 인도주의 아프가니스탄 상주조정관은 이날 화상 브리핑을 통해 "거의 2000 채의 주택이 파괴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알라크바로브 조정관은 "아프가니스탄의 평균적인 가족 규모가 최소 7∼8명이고 한 집에 여러 가족이 사는 경우도 있다"며 현재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피해가 커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별도의 성명을 내고 "비극적인 사상자 수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피해 커진 이유

이날 지진으로 1000명이 넘는 많은 주민이 순식간에 숨진 데는 허술하게 지어진 현지 주택 등 여러 악조건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프간 남동부 파크티카주를 강타한 지진의 규모는 5.9로 관측됐다. 강진이긴 하지만 인구 밀집 지역이 아닌 곳에서 1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아직 산간 외딴 지역 등의 피해는 집계되지도 않은 상태라 구조 작업이 진행될수록 사상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이처럼 인명 피해가 큰 이유는 현지 주택 가옥의 특성 때문이다. 아프간 시골에는 집을 단단하게 지탱해줄 수 있는 구조물 없이 진흙이나 흙벽돌 등으로 얼기설기 지은 집(mud house)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이번 지진이 발생하자 가옥이 있던 자리에는 벽 일부만 남았을 뿐 대부분 흔적도 없이 우르르 무너져 돌무더기가 됐다.

과거에도 아프간 시골 주택은 강진급에 미치지 못하는 지진이나 홍수에 맥없이 무너져 큰 인명 피해를 유발하곤 했다. 올해 1월에도 아프간 서부에서 규모 4.9, 5.6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자 28명이 숨졌고 주택 800여채가 파괴됐다.

피해 지역의 한 주민은 당시 EFE통신에 "모든 사망자는 주택 지붕이 무너지면서 숨졌다"며 "이 지역의 주민은 대부분 가난해 흙집에 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해마다 홍수가 발생할 때도 익사보다는 주택 붕괴로 인한 사망자가 훨씬 많았다.

또 이번 강진은 진원의 깊이가 10㎞에 불과해 지진 충격이 고스란히 지면으로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진 발생 시간이 오전 1시 24분으로 한밤중이라 주민 대부분은 잠을 자다가 무방비 상태에서 무너진 주택에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여의치 않은 국제사회 지원

이번 지진에 아프가니스탄 당국과 유엔 산하기구 등이 현장에 나가 수색과 구조를 돕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알라크바로브 조정관은 "유엔은 잔해 밑에 깔린 사람들을 꺼낼 도구를 갖고 있지 않다"며 "이러한 작업은 대부분 사실상의 (탈레반) 당국에 의존해야 하지만, 그들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파르한 하크 유엔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많은 비와 강풍으로 현재 헬리콥터가 착륙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며 "이례적인 폭우와 추위를 고려할 때 재난 피해자들에게 비상 대피소를 제공하는 게 가장 시급한 우선순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크 부대변인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와 다수의 NGO(비정부기구)들이 보건의료팀과 의약품, 의료장비를 지진이 발생한 파크티카주와 호스트주에 배치했다. WHO는 파크티카주 바르말과 기얀에 비상의약품 100상자를 전달했고,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은 최소 12팀의 의료 인력을 기얀에 급파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이미 1900만 명이 식량 불안정 상태에 놓인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번 지진으로 식량난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수년간의 분쟁과 경제적 고난, 굶주림으로 고생하는 아프가니스탄인들에게 애도를 보낸다"며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유엔 팀들이 총동원돼 현장에서 초기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남동부 지진으로 발생한 수많은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와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23일 밝혔다.

정부는 이날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이같이 밝히고 "금번 피해 지역에 대한 조속한 복구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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