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첫 공식 회의를 열고 전당대회를 맡을 전당대회 준비위원장과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선출한 가운데 당내에서는 벌써부터 룰 전쟁이 극렬하게 달아오르고 있다.
우 위원장은 이날 전준위원장에 안규백 의원을 위촉하고, 선관위원장에 도종환 의원을 임명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사실상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레이스가 시작된 셈이다.
벌써부터 당내에서는 대의원과 권리당권 투표 반영비율을 두고 계파 간 룰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 국민 여론조사 10%, 일반당원 여론조사 5%의 비율로 가중치를 매긴다.
친명(친이재명)계를 비롯한 비문(비문재인)계에서는 지속해서 대의원 투표 반영 비율을 낮춰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민심을 반영해야 친문계 중심의 전당대회를 탈피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박용진 의원은 13일 한 라디오에 나와 "현재 룰은 30% 내외의 민주당 지지층을 중심으로만 전대를 치르게 한다"라며 "국민의힘이 민심과 떨어져 있다가 돌아오게 된 데는 민심 50%를 반영하는 룰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친문계에서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날 전당대회 출마에 뜻을 두고 있다고 밝힌 전해철 의원은 "전당대회에 대한 것은 후보등록개시 90일 전까지 확정하도록 되어 있는데, 그런 (날짜 시한)규정을 이미 넘겼다"며 "기본적으로 이런 부분들을 무시하는 룰 변경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일부에서 이야기하는 대의원의 비중과 권리당원의 비중이 지나치게 한쪽으로 편중돼 있다는 이야기도 조정은 가능하지만 본질적 변경은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우 위원장이 전대룰을 개정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게 변수로 꼽힌다.
우 위원장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의원 구성 반영 비율이 논란이 돼 왔다"며 "2∼3년새 당원이 굉장히 늘어 대의원과 당원의 비율이 1대80, 1대90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와 당원 의사 반영률이 너무 낮다는 불만이 생길 수 있다"면서 룰 변경을 제안한 박 의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사실상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투표 비율을 반영할 때 적용되는 가중치를 조정하는 등 전대 룰을 개정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전대가 임박해서 룰을 바꾸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상민 의원은 한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여러 이해관계가 엇갈려 (전대를) 목전에 두고 합의하지 않는 한 (룰 변경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소모적 논란만 생길 수 있으니 중장기 과제로 넘기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김세희·임재섭기자 saehee0127@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