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우드로윌슨센터 소속 수미 테리 국장은 최근 미국의 소리(VOA)방송에 출연해 북한의 제재 회피 행위와 이에 협조하는 중국·러시아 기관과 은행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을 제안했다. 테리 국장은 "불법 금융 거래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제재 강화법' 등 북한 금융망을 단속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한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로 활동한 닐 와츠 전 위원도 같은 방송에서 부결된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포함돼 있던 북한 담배 수출 제한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그는 "북한은 세계 담배 암시장의 주요 공급원"이라며 "이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만큼 미국과 한국, 일본 등 동맹과 파트너들이 이를 제한할 수 있는 독자적인 방안을 제안하고 이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반도 안보 전문가인 브루스 벡톨 안젤로 주립대 교수는 동맹국과 군사적 협력을 강화해 북한을 압박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안젤로 교수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2018년 이전 수준으로 확대하고 B-52, B-2 전략폭격기 등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배치하며, 북한 인접 비행 등으로 확장 억지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조야에서 이런 강경한 발언이 나오는 것은 국제 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엔 안보리가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결의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은 유엔 안보리를 통해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해 채택이 무산됐다.
이에 미국은 독자 제재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지난 27일 북한인 1명과 북한·러시아 3개 기관을 대량 살상 무기와 탄도 미사일 개발 지원을 이유로 제재 대상 목록에 추가했다.
한편 최근 우리 정부에서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려면 독자적 억제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성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윤석열 정부의 북한 비핵화 정책: 도전과 과제' 보고서에서 "윤석열 정부는 엄중한 북핵 위협을 고려해 더 강력하고 촘촘한 억제력 확보를 지속 고민해야 한다"며 "한국의 독자적 대북 억제력의 강화와 미국의 추가 확장억제력 강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임재섭기자 y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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