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정권이 출범 초기에 선거를 치르는 경우 '정권 견제론'보다 '정권 안정론'에 힘이 실리는데다, 최근 나온 각종 여론조사에도 이같은 경향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리얼미터가 30일 공개한 5월4주차 주간동향(조사기간 23~27일,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는 긍정평가는 54.1%(매우 잘함 36.2%, 잘하는 편 17.9%)로 지난주 같은 조사와 견줘 2.0%포인트 상승했다. 부정평가는 37.7%(매우 잘못함 29.1%, 잘못하는 편 8.6%)로 2.9%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30%대로 내려간 것은 3·9 대선 당선 이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의 부정평가는 지난주 40.6%였고, 당선인 신분으로의 국정수행 전망평가에서는 부정전망이 44.2~49.6%였다.
윤 대통령의 전반적인 지지율이 여전히 50%대에 머물고는 있으니 취임 전과 비교하면 완만하게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 취임 초기 지지율을 갉아먹는 요인이던 용산 대통령실 이전, 인사 논란 등의 변수가 해소됐을 뿐 아니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통한 한·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 일반 국민에게 청와대를 개방한 효과 등이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한다. 여기에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수석급 이상 참모진, 국민의힘 국회의원 전원의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기념식 참석 같은 '통합 행보'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행되는 62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도 국민의힘에 호재라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오름세를 나타내는 만큼 이번 지선에서 국정안정론이 정부견제론보다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입소스가 내놓은 여론조사(MBC·KBS·SBS 의뢰, 조사기간 23~25일,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3.5%포인트)에서는 국정안정을 위해 여당 후보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응답이 52.2%,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후보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응답은 39.8%로 나타났다. 모름·무응답은 7.9%였다.
윤 대통령 측에서도 '윤풍'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이 취임 초반 광장시장이나 국숫집을 찾아 식사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소탈하고 격의없는 행보를 노출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 요인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을 비롯해서 대통령실에서는 선거 얘기를 거의 들을 수 없다. 대통령실에서는 아예 그 누구도 지방선거 얘기를 하지 않고 또 하는 것을 일종의 금기시 한다"면서 "굳이 분석해 본다면 대통령이 취임 이후 거의 쉬는 날이 없을 정도로 일에 파묻혀 지내고 있고, 추경과 민생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일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국민들 눈에 좋게 비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일전에 대통령이 광장시장 단골집에 모처럼 갔다가 손님이 꽉 찬 가게를 들여다 보고서 이내 후퇴했다"며 "이런 소탈한 대통령의 모습이 '윤풍'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김세희기자 the13ook@dt.co.kr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