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통신은 25일(현지시간)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유엔 안보리가 대북 원유 수출 규모를 줄이고 블랙 리스트를 추가 지정하는 등 제재 조치에 대한 표결을 진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앞서 지난 24일 북한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일 순방 직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 등 추가 도발을 강행했던 것에 대한 후속조치다. 미국은 지난 3월 24일에도 북한이 ICBM을 발사하자 대북제재를 논의해왔다.
미국이 마련한 제재안 초안에는 북한이 매년 합법적으로 수입할 수 있는 원유 공급량을 400만 배럴에서 300만 배럴로 줄이는 내용이 담겨있다. 대북 정유제품 공급량도 기존 50만 배럴에서 37만 5000배럴로 제한하고, 북한의 광물 연료와 시계 수출을 제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북한에 담배 제품과 담뱃잎 공급을 금지하는 항목도 추가됐는데, 이는 애연가로 알려진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북한의 라자루스 해킹단체에 대한 자산 동결을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북한의 정보기관 정찰총국이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단체는 랜섬웨어 공격과 사이버 해킹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실제 추가 제재가 시행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결의안이 통과되려면 안보리 상임이사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미국)의 만장일치와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9개국이 찬성해야 하는데,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 입장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미 유엔 중국대사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에 "미국이 제안한 결의안은 (북한의 도발과 관련한)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변인은 "중국은 대신, 안보리가 제재 결의안이 아닌 정식 성명을 채택할 것을 제안했다"며 "미국은 단계적 긴장 완화(de-escalation)을 위한 최선의 방법을 알고 있지만 저항하고 있으며, 미국은 북한과의 돌파구를 원한다면 더 많은 진정성과 유연성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바실리 네벤지아 러시아 유엔 대사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유엔의 행동이 북한과의 교전에 매우 도움이 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임재섭기자 yjs@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