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조달금리가 지금보다 3%포인트(P) 더 상승할 경우, 국내 기업 가운데 절반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외감기업(외부 회계법인의 정기 감사를 받아야 하는 기업) 1만7827곳을 분석한 결과, 작년 영업이익이 이자비용보다 적은 일시적 한계기업 비중이 34.1%(6080곳)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일시적 한계기업은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2020년보다 2.5%P 낮아졌지만, 코로나19 이전이던 2017년에 비해서는 6.0%P 높아졌다.
특히 영업적자인 기업은 4273곳으로, 전체 기업의 24.0%(일시적 한계기업의 70.3%)를 차지했다.
전경련은 작년 영업이익에 기업의 조달금리가 1%P 상승했다고 가정했을 때, 일시적 한계기업 비중은 5.4%P 상승하고,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이자 비용은 8조6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각각 추산했다.
2%P 올랐을 경우 일시적 한계기업 비중은 9.5%P 높아지고 추가 이자 비용은 17조9200억원으로 조사됐다. 3%P 상승 시에는 일시적 한계기업 비중이 13.1%P 높아져 조사 대상 기업의 47.2%가 이에 해당됐고, 이자 비용은 27조8800억원 증가했다.
전경련은 "앞으로 기준금리가 올라 기업의 자금 조달금리가 3%포인트 상승한다면 외감기업의 절반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다는 뜻"이라며 "이자 비용 부담도 약 3배 늘어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금리가 3%p 오르면 대기업의 일시적 한계기업 비중은 35.4%에 이르고, 중소기업의 경우 49.7%까지 확대되는 것으로 조시됐다.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현재의 경제상황은 인플레이션의 우려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우리나라도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금리의 급격한 인상은 한계기업을 양산할 가능성이 높아 경제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하면서 정책을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